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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학술논문 보도자료 작성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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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학술논문 보도자료 작성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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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0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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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료원 홍보팀 과장 박진섭

홍보팀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 중 하나가 바로 보도자료 작성이다. 일반 기업 홍보담당자를 만나면 주로 보도자료 작성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병원도 예외가 아니다. 언론 보도를 보면 각 병원에서 쏟아져 나오는 보도자료가 건강 카테고리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보도자료는 홍보팀의 기본이 되는 업무다.

보도자료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실제 기관이나 연구결과의 경우 연구자 등)의 가장 중요한 정보를 알기 쉽게 글로 표현하고, 그 글이 기사나 다른 정보전달 매체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사용되는 도구 중 하나다. 보도자료에는 병원의 정책이나 주요 행사, 인물·동정, 반박자료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 최근에는 연구논문에 대한 비중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어렵다.” 연구논문을 처음 접할 때 저절로 입에서 나오는 말이다. 일반적인 보도자료 작성도 쉽지 않지만 연구논문의 경우 다양한 분야에서 깊이 있는 학술적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홍보팀에서 이를 완전히 이해하고 보도자료로 작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연세의료원에서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보면 대체로 기초에 가까운 연구 내용이 많다. 최근 암 관련 연구가 주를 이루는데, 암세포의 성장 등에 대한 연구다. ‘세포핵에서 어떤 물질이 어떤 작용을 하는데... 이 때 암세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물질을 이용하는데 이 물질을 저해하는 다른 물질을 넣으면...’ 보도자료를 작성했지만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논문의 경우 임상시험 결과를 다룬다. 임상시험은 통계라든가 의미있는 수치가 나오기 때문에(언론에서는 수치를 상당히 좋아하는 것 같다) 그나마 작성 과정에서 위안을 얻는다.

이런 자료의 경우 우선 연구가 갖는 의미를 이해하고, 내가 쓸 이야기의 ‘핵심’을 찾아야 한다.

지난해 홍보팀에서 배포한 자료 중 하나다.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의 발암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네이처에 게재된 논문을 보도자료로 작성했다. 당연히 쉽지 않은 내용이다. 그동안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던 내용을 뒤집는 연구결과로 교모세포종의 연구와 치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당시 연구논문을 처음 접했을 때는 내용 거의 대부분을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영어로 쓰여진 논문에다 의학이나 생물학 용어가 혼재돼 있었다. 구글번역기와 네이버 파파고를 모니터에 띄워두고 한 문장을 두 번역기로 동시에 돌렸다. 같은 문장인데 두 번역기는 다른 번역결과를 내놓았다. 관련 내용이 나와 있는 인터넷 자료들을 몇 시간씩 찾았다.

다행히 이전에 교모세포종을 에너지 대사 작용 차단을 통해 치료한다는 보도자료를 만들었던 것이 도움이 됐다. 이전 논문은 고시폴과 펜포르민 투여로 교모세포종의 에너지 대사 작용을 방해해 생존율을 높인다는 내용이었다.

발암 기전을 처음으로 발견했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잡을 수 있었지만 그 기전을 글로 표현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웠다. 단순히 연구결과 만으로 보도자료를 준비해도 되지만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작성자는 왠만하면 연구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보도자료든 기사든 중학생 수준에 맞춰 글을 써야 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은 초등학교 4~5학년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써야 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담당자는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누구에게나 내용을 설명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연세의료원의 경우 항암 후보물질 연구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난치성 위암 표적 항암물질 후보를 발견했을 때의 자료다. 재발/전이된 위암에서 효과적인 치료제 후보군으로 1천500여 개의 임상약물을 탐색한 결과 암세포에서 특정 효소 생성을 억제할 수 있는 약물을 발견했다는 내용이다.

자료 준비를 위해 재발/전이된 위암환자의 생존율과 현재 치료법 및 치료효과, 후보물질의 작용 기전 등에 대해 파악하고 보도자료를 작성했다. 그리고 연구가 가지는 미래가치에 대해서도 코멘트를 넣었다.

임상을 기반으로 한 연구결과도 있다. 이런 연구(대규모 코호트 연구)의 경우 시사하는 바가 명확해 핵심을 파악하기에 비교적 수월하다.

근육량이 감소한 만성 B형 간염환자의 경우 간섬유화가 더 심각하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코호트 연구의 경우 우선 N수가 많기 때문에 자료에 대한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고, 수치를 인용해 연구자가 말하는 바를 바로 전달할 수 있다.

보도자료에는 만성 B형 간염환자 수와 질환의 위험성을 기본적으로 제시하고, 치료방법과 최근의 연구동향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했다. 이어 대상인원과 연구방법 등 연구에 대한 개요를 설명하고, 연구결과를 작성했다. 일반적인 연구 관련 보도자료의 흐름이다.

최근 보도자료 형식도 이전과 달리 작성자나 연구내용, 행사성격 등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일반적인 툴이 있지만 이제 보도자료는 일반적인 기사뿐만 아니라 카드뉴스나 영상기초 자료 등으로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보도자료냐에 따라 달리 준비해야 한다. ‘글빨’보다 다양한 시도가 필요한 때다.

최근 ICT와 의료의 융합연구도 활발하다. 연세의료원에서는 AI 등 관련한 기술개발 보도자료도 배포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응급실을 찾은 중증 외상환자에서 X-ray를 이용한 중증도 평가 자료를 언론에 릴리즈했다. 당시 보도자료에는 응급환자에서 X-ray 촬영 부위, 중증도에 따른 이후 검사내용 등을 시작으로 연구를 통해 개발된 AI의 유효성 등을 나열했다. 연구가 가지는 의미와 향후 임상에 적용됐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도 말미에 적었다.

물론 이렇게 준비해도 실제 언론에서 기사화할 때는 많은 부분이 정리되고 핵심만 보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인적으로 기자가 보도자료를 이해했을 때 독자들에게 더 쉽고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자세하게 쓰는 편이다.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홍보팀이 내용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기자들에게 전달된 보도자료 역시 내용 이해가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사로 반영될 확률이 낮아진다.

연구 관련 보도자료는 담당자가 그 연구를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가 글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보도자료 작성 시에는 관련 연구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관련 연구동향과 배경지식까지 파악한 후에 핵심을 짚어서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 너무 전문적이고 기초적인 연구결과에 대해 소개할 때는 보도자료 배포 대상과 독자의 눈높이를 감안해 충분한 배경지식이 동시에 제공돼야 한다.

연구관련 보도자료 작성 시 연구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연구 내용에 대한 이해 과정은 물론 보도자료 작성 시, 그리고 완성 후에도 꾸준한 피드백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배포한 보도자료가 언론을 통해 어떻게 기사화되고 활용되는지 확인해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것도 보도자료 작성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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