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이프 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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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이프 온리"
  • 윤종원
  • 승인 2004.10.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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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구리 시린 싱글에게는 무척 괴로운, 반면 따뜻한 여우(혹은 늑대) 목도리가 있는 커플에게는 너무나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찾아온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이프 온리(if only)". 이별을 피할 수 없는 연인의 애절한 사연이 잔을 채우고 넘쳐 바다를 이룬다. 감정과 상황의 과잉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기로 작정한 영화는 시종 "사랑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를 외치며 가을 감성을 흠뻑 적신다.

사랑에 "올 인" 하는 낭만적인 여자와 사랑과 일을 구분하는 남자. 여자는 늘자신이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것이 불만이다. 남자 역시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여자의 태도가 안타깝다. 서로 사랑하지만 표현 방식이 다르다. 여기까지는 많이 보아온 설정.

그러다 여자가 남자와 레스토랑에서 다투고 나가면서 차사고로 죽는다. 사랑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한 채 여자를 눈 앞에서 잃은 남자. 만일 시간을 되돌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프 온리"는 기적처럼 "어제"를 다시 얻은 남자가 자신이 이미 경험한(혹은 경험했다고 생각한) 끔찍한 미래를 막기 위해 자신의 여자에게 그야말로 감동적이고 가슴 뭉클한 애정공세를 펼치는 이야기다. 허락된 시간은 오직 하루.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장윤현 감독의 "썸"과 그 소재에서 상당히 흡사하다. 주인공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이며 왠지 어제(혹은 과거의 어느날)가 반복되는 느낌. 게다가 벌어지는 일들이 비슷하기는 하나, 순간순간 주인공의 의지가 개입하면서 그 결말에는 상당한 변화가 일어난다.

"이프 온리"는 죽음도 갈라놓지 못하는 사랑, 죽음마저 두렵지 않은 사랑을 역설한다. 펄펄 끓는 구들장마냥 영화는 사랑으로 끓어오른다.

어차피 사람은, 우리는 죽는다. 그렇다면 사랑하며 살기에도 시간이 너무나 부족한 것 아닌가. 영화는 이렇듯 "착한" 명제를 단 하루의 시간에 가둬놓고 전개하면서 안타까움과 애절함을 극한으로 끌어올린다.

사랑하는 이와 이제 단 하루의 시간밖에 같이 보낼 수 없다면?

"그녀(혹은 그)를 가진 것을 감사하며 사시오. 계산없이 사랑하시오."(극중 택시 운전사의 말)

제니퍼 러브 휴잇은 딱 푸들 강아지 같고, 뉴 페이스인 폴 니콜스는 머시 맬로우 같다. 둘의 연기는 모자람이 없다. 연인들이라면 이들에게 십분 감정 이입을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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