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의료기기 산업의 변화와 병원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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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의료기기 산업의 변화와 병원의 미래
  • 병원신문
  • 승인 2019.04.2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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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휴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감사
변화가 주는 결과는 대상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기가 될 수도 있다.
4차산업혁명이 화두가 되었을 때 미래의 불안에 대한 많은 논란이 결국 지식의 축적과 불안에 대한 대비를 추동하여 기회와 극복으로 전환될 수 있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문재인 정부 초기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만듦과 더불어 위원회 산하에 헬스케어특별위원회를 긴급 구성하여 미래에 대한 생태계 조성과 정책적 방향 설정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국가 정책에 반영했다.

최종 발표된 보고서는 빅 데이터 센터를 통해 광물의 정제와 같이 의료정보에 대한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며 병원과 산업계의 협력과 지원을 통해 의료기기 산업의 가치를 높이고 Field Lab을 통한 임상의들의 제품화 지원을 정책과제로 추진한다.

하지만 정책의 추진이 효과를 보려면 이해당사자간의 소통과 상호간 이해 또한 중요하다. 미래 의료산업의 발전을 위한 변화와 방향 제시 등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변화의 시작: 의료의 민주화

고전 인문학적 관점에서 민주화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의술에는 적용되지 않는 개념으로 알려져 왔다. 병원에 50명의 사람이 있다고 해서 치료의 방법을 다수결로 정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2018년 스탠포드 대학은 보건의료경향보고서(Stanford Medicine 2018 Health Trends Report)를 통하여 미래 보건의료의 변화를 예견하며 의료의 민주화에 대한 보고서를 내놨다.

또한 2015년 3월 구글은 의료기기 회사와 손잡고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의료기기회사의 합작이라는 점이 흥미롭기도 했지만 더 관심을 끌었던 것은 이들 회사가 진행 하는 바가 “수술의 민주화(Democratization Surgery)”라는 점이었다.

이들 합작회사가 발표한 수술의 민주화라는 개념은, 지금은 소수의 숙련된 의사만이 할 수 있는 고난이도의 외과적 수술을 기술숙련도나 지역, 환경에 구애 받지 않고 누구에게나 보다 보편적인 비용으로 가능하게 하여 환자들의 치료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기술적인 설명에 대한 난해함은 차치하더라도 이 회사가 주장하는 바는 인공지능, 로봇수술기, 첨단영상진단장비와 데이터 분석을 융합하여 하나의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위 두 가지 예의 공통점은 의학계의 주류인 스탠포드와 거대 포털 및 다국적 회사 모두 공통으로 민주화라는 지향점을 통해 미래를 예견한다는 점이다.

민주화란 기득권의 해체와 다수의 혜택을 통한 보편적 가치의 실현이다. 변화의 폭을 가늠할 수 있으며, 기술의 발달로 인한 혜택이 의료의 접근성과 대중에게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초연결과 병원

최근 국내 통신사가 세계 최초의 5G를 선보였다. 기존의 LTE보다 20배가 빠르다고 한다. 데이터 전송 속도의 증가가 주는 편익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보건의료에서는 지역 간 격차를 줄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가장 혜택을 보는 분야가 무인자동차로서 3테라바이트 이상의 정보를 처리해야 하고 차량의 운행 속도에 따른 실시간 판단을 위해 5G의 속도가 전제 조건이었다.

이런 처리 기술은 보건의료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일 수 있다. 

원격지에 발생한 환자의 처치를 위해 지금의 기술로는 관찰과 단순 정보만을 볼 수 있다고 한다면 향후에는 적절한 응급처치와 시술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수술의 민주화를 위한 플랫폼도 미국에 있는 의사가 국내 환자를 원격으로 진단하고, 빠른 속도와 대량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여 장비의 실시간 조작을 통한 수술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그리고 인공지능은 이런 정보를 모두 저장하고 학습하여 상황별 어떤 처치가 필요한지에 대한 적정한 조언자의 역할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예측, 예방과 맞춤형 의료 (Predictive, Preventive, and Personalized Medicine)
인공지능의 발달이 가져오는 가장 큰 이득은 데이터의 분석이다. 기술의 발달은 웨어러블과 이식형 센서를 통해, 생활환경에 대한 정보의 취합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그런 기술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문제는 방대한 정보에 대한 처리와 분석이 쉽지 않았다.

인공지능은 이러한 방대한 정보로부터 일정 패턴을 분석하고 여기에 맞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으며,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이용한 특정 염기서열 연관성을 파악하여 질병의 예측과 예방적 처치가 가능하게 한다. 

결국 수명의 연장과 기술이 발달은 전통적 의미에서의 병원에서 이뤄지던 영역에 대한 경계를 모호하게 할 것이며 그 효과 또한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를 위한 병원의 과제

4차산업혁명이 주는 변화의 흐름을 지켜보면 낙관적 입장만 존재하지 않는다. 지역과 숙련도, 장소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기술의 발달이 공익적 지향점을 추구⌒한다 할지라도 결국 결정을 내리는 주체와 관련 정보를 보유 하고 있는 병원의 역할은 지속될 것이다.

당장 정보의 중요성과 함께 제기된 소유권의 논란은 유럽일반개인정보보호법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을 시발로 사회적 이슈로 주목받고 해킹 방지를 위한 사이버보안이 관심을 받으며 정보 연결을 위한 표준화 논의는 HL7(Health Level 7) 이라는 의료정보의 전자적 정보교환의 도구로 구축되고 있다.

환자, 의사, 병원이라는 기존의 축에서 인공지능은 다양한 형태의 연결⌒축을 구축 할 것이며 결국 모든 핵심은 개인정보, 의료정보로 구분되어 있는 정보에 대한 사용 확장성에 집중될 것이다.

인공지능을 통한 진단의 정확성과 치료의 효과성 그리고 병원의 운영에 대한 효율성의 증가도 중요하지만 모든 변화의 중심이 될 정보가 미래의 마르지 않는 원재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선진국은 미래 변화가 갖는 이득을 공익에 기반을 둔 의료와 수술의 민주화로 설정하고 있다. 개인이든 거대 포털이든 자원의 독점으로 인한 사회적 논란을, 공익을 통한 모두의 이득으로 전환하고 있다. 변화에 대한 활발한 논의만큼이나 기술의 혜택에 대한 현명한 운영 의지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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