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 사용 고릴라, 새 연구과제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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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 사용 고릴라, 새 연구과제로 등장
  • 윤종원
  • 승인 2005.10.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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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고릴라가 두 개의 돌을 사용해 야자유를 짜 먹는 사실이 확인됨으로써 고릴라의 지능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높다는 추측을 낳고 있으며 이는 영장류의 진화에 새로운 연구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견과류를 깨 먹는 것과 같이 복잡한 동작은 지금까지 인간이나 침팬지에게만 국한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콩고공화국 동부 고마에 있는 다이앤 포시 고릴라 재단(DFGF) 국제 고릴라보호구역 관리인들은 지난 달 두 살짜리 암컷 고릴라 이테베로가 큰 바위에 야자열매를 놓고 작은 돌로 쳐서 깨뜨리는 `망치와 모루" 방식을 사용하는 현장을 목격했다.

DFGF의 영장류 전문가 패트릭 멜먼은 "고릴라가 도구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것이지만 이건 놀라운 발견"이라면서 이는 도구사용 특성이 인간과 침팬지가 발전시킨 것이 아니라 진화 고리에서 훨씬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 인간과 다른 대형 영장류의 공동 조상으로부터 내려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테베로가 밀렵꾼에게 잡혔다가 당국에 압수돼 1년 동안 이 보호구역에 살았지만 야자를 깨는 동작은 사람에게서 배운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영장류 전문가 고트프리트 호만은 이테베로의 행동이 "고릴라가 주변 환경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테베로의 활동을 관찰한 영장류 전문가 앨리셔 릴리는 "이테베로의 동작은 매우 숙달된 것이다. 침팬지가 이 정도 수준에 이르려면 여러 해가 걸릴 것"이라면서 고릴라들의 학습은 대부분 모방을 통해 이루어지지만 이테베로는 보호 구역에 혼자 살며 남들로부터 배울 기회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야생동물보존협회의 토머스 브로이어가 이끄는 연구진은 콩고의 우림지역에서 간단한 도구를 사용하는 고릴라를 발견했다고 보고했지만 이들이 10년 동안 발견한 것은 막대기를 사용해 연못 물의 깊이를 재는 행동과 작은 나무 둥치를 지지대 겸 다리로 사용한 사례가 전부였다.

브로이어는 야생 상태의 고릴라와 보호 상태의 고릴라를 비교하긴 어렵지만 이 테베로의 행동은 "고릴라들이 거의 사용하지는 않지만 복잡한 도구 사용 능력이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구 사용은 필요에 의해 촉발되는 것이 보통인데 야생의 고릴라는 도구를 사용할 필요를 거의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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