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 시대 웨어러블은 생존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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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헬스케어 시대 웨어러블은 생존 할 수 있을까?
  • 병원신문
  • 승인 2017.09.0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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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삼성서울병원 상근고문
건강은 인류가 추구하는 가장 보편적 가치이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의 헌장에 따르면 ‘건강’은 단순히 신체적인 영역을 넘어서 정신적인 부분과 사회적인 부분까지 완전히 안녕(Well-being)한 상태를 포괄한다.

즉 건강함은 단순히 질병에 걸리지 않거나 손상이나 장애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균형을 이루며 일상생활에서의 안녕을 지속하며 사회적 활동을 하는 적극적인 의미로 전환되고 있다.

동시에 20세기 중반 이후 전염성 질환에서 만성질환 중심으로 질병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평생 지속적인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2015년 질병관리 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전체 사망의 81%를 차지하며, 사망 원인 10위에 7개가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예방 및 조기진단, 지속적인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해 주고 있다.

지속적인 건강관리는 흡연, 음주, 운동과 같은 개인의 의지나  건강 행동을 넘어, 직업, 소득, 거주 환경,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 등 다양한 사회, 경제적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다시 말해 건강한 삶 을 지속적으로 영위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사회를 둘러싼 여러 사회, 환경적 요소와 헬스케어 시스템의 유기적인 작용이 절대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개개인 혹은 사회의 시스템 내에서 개개인의 건강증진을 위해 많은 방법들이 시도된다.

실제 우리나라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여러 가지 건강증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예로 지역특화건강행태개선사업, 건강생활실천 통합서비스사업 등이 대표적인데, 이는 국민에게 건강에 대한 가치와 책임의식을 함양하여 스스로 건강생활을 실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약 20여 년 동안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그 성과에 대해 예산의 규모나 사업간 연계성이 낮고 단발적이며, 대상자 중심의 통합서비스 제공이 어려워서 국민의 체감도나 사업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다른 대표적인 질병 예방 및 관리사업인 고혈압・당뇨병등록관리사업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인구집단에 기반하여 추진하였으나, 환자 등록의 어려움과 인력 및 예산 지원의 제한 등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기존 건강사업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다양한 노력과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환자 참여를 유도하고 실시간 모니터링과 피드백, 지속적인 관리에 유용성을 가진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ICT)의 활용이다. 예를 들어 2016년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에서는 모바일 앱을 이용하여 고혈압, 당뇨병 환자의 혈압 및 혈당 등의 정보를 지속 관찰, 관리하며 수가 적용을 시도하였다.

또 다른 예로 건강보험공단에서는 2017년부터 지역, 기업의 건강관리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비식별 검진정보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은 종래의 의료서비스가 제공하지 못하거나 수행하지 못하였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스마트폰은 센서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개인의 건강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이는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이용자가 원할 때 마다 개인의 건강 정보를 간편하게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인터넷을 통해  헬스케어 전문가에게 개인의 건강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이렇게 정보에 대한 높은 접근성이 보장된다는 것은 모바일 및 사물인터넷과 같은 ICT기술이 헬스케어를 제공하는 새로운 채널로 활용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분석된 각각의 결과는 개별 이용자에게 맞추어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정밀한 의료 서비스와 효과적인 건강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디지털 헬스케어의 측면에서 갖는 잠재적 활용가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계점은 있다. 대부분의 건강 정보를 사용자가 직접 입력해야 한다는 번거로움과 입력할 수 있는 정보의 범주가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사용자가 항상 스마트폰을 몸에 지닐 수 없다는 점에서 개인의 적극적인 참여가 전제되지 않으면 개인이 수집하는 정보에 대한 신뢰성이나 해석을 통한 대응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는  기존의 스마트폰의 디지털 헬스케어가 맞닥뜨린 한계를 해소하고 보완해줄 것이라 기대한다.
 

초기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1960년 대부터 기기를 신체에 부착해보는 시도로부터 시작하여 군사 및 학술 연구 목적으로 위주로 이용되었다가 하드웨어 기술이 발전하면서 보다 소형화 되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 흐름에 맞추어서 미국의 핏빗(fitbit)은 일상생활 중 사용자의 걸음 수와 움직임에 맞추어 운동량을 기록하고 수면의 질을 측정하는 피트니스(fitness)영역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시장성을 증명하려 했다.

이후 많은 기업들이 건강관리 비즈니스에 뛰어들면서 예방관리를 중점으로 운동 중 자세, 거리, 소모된 칼로리나 맥박 등을 체크하는 용도에 집중하고자 하였다. 현재까지의 피트니스 시장은 여전히 손목에 착용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지만, 목걸이, 이어폰과 같이 다양한 형태의 디바이스가 시도되면서 활용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장의 성장 흐름에 반하여 아직은 디지털 헬스케어의 몇몇 영역에서만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정보의 접근성 향상이 디지털 헬스케어의 접근성 향상을 높인다고 단정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의료비 급증과 삶의 질 향상에 대한 높아진 관심, 그리고 예방 중심의 의료 패러다임 변화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헬스케어에서 보여줄 긍정적인 기대를 간과할 수 없다.

ICT기반의 기술이 실시간 건강행동과 정보의 기록, 건강정보 접근성 향상,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등을 가능하게 하고 이것이 국민의 건강관리와 일상생활 관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수요자의 건강행동을 교정하고 지속적으로 건강관리를 유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미래의 헬스케어는 공급자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그 패러다임이 옮겨가며 의료 서비스 이용자의 직접적 참여와 그를 중심으로 나온 건강 정보가 중요해질 것이라 본다. 그러나 현재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디지털 헬스케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이고, 아직은 디지털 헬스케어에 실용적인 활용 가능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요약 하자면, 최근 국내 의료 분야는 인구의 고령화, 생활 수준의 향상에 따른 만성질환 질병의 증가, 의료비 부담 상승으로 질병의 예방 및 조기 발견, 지속적인 건강관리의 효율성이 강조되면서 다양한 기술 도입이 시급해졌다. 치료 중심적이던 기존 의료 서비스가 생애 전주기적 건강관리와 예방으로 전환되고, 개별 맞춤형 진료나 정밀의학을 실현하기 위한 개인 건강정보 수집 및 분석, 활용 및 관리가 중요하게 인식되는 등 패러다임의 변화를 맞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융합이 불가피하게 됨에 따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및 웨어러블 디바이스을 이용한 디지털 헬스케어의 도입이 언급되었다. 특히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다른 기술과 달리 일상생활 속에서 긴밀하게 상호작용 할 수 있고,  개인의 생체 정보, 일상생활 데이터 (예: 식사량, 운동량, 기분변화 등)를 정량적으로 수치화하여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주목 받고 있다. 최근 국내 몇몇 대학과 대학병원, 기업체 등에서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일터에서 맞춤형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한 근로자 웰니스 프로그램을 시도하였다.

또한 불가피하게 건강을 돌봐야 하는 경우에는 두 손을 자유롭게(Hands Free), 사용자가 바라보는 곳과 존재하는 곳에 항상 위치(Always on)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특성을 살려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예로 몸이 불편하여 거동이 어렵거나, 소통이 쉽지 않은 영아나 정신질환자 및 장애인 등에게 맞춤형 웨어러블 디바이스 형태를 제공하여 헬스케어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시도 중이다. 

국내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는 현재 성장 단계이다. 다양한 형태 및 기능을 적용하여 개발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는 달리 제한적인 분야에서만 윤곽을 보이고 있다. 상위 15개 주요 출원인 중에 12개가 기업으로 사용기술화에 가까운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또한 8개의 업체가 수족 착용형 즉 손목이나 발목 밴드나 스마트 워치 등에 주력하는 등 한정된 기술개발을 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손목이나 발목 착용형이 부상가능성은 높지만 공백기술이 적고 사용 장벽이 낮다고 할 수 없어, 이 부분에 대한 과도한 시장 진입은 웨어러블 시장 전체에 위험 부담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 한 기술 영역에서 의존하였던 웨어러블 기술 시야를 다양한 헬스케어 분야에 도입할 수 있도록 전략적 분석과 함께 타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활용성을 극대화 시켜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술적 전문적을 보유하고 의료 환경을 이해하는 융합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더 나아가 미래에는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과 창의적인 융합 인력의 조화로 헬스케어의 기술 적용이 표준화 되어 건강한 사회를 구현하는데 기틀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도움말 성균관대 융합의과학대학원 조주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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