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보건의료 환경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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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보건의료 환경의 변화
  • 병원신문
  • 승인 2017.08.1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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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삼성서울병원 상근고문
▲ 이종철 상근고문
최근 보건-의료기관들은 사회적, 환경적, 보건학적 환경의 변화로, 미래 시대를 위한 적절한 해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지금부터 보건의료 기관들이 대비하고 준비 해야 하는 미래 환경의 변화요소로 지적되고 있는 사화적, 환경적, 보건학적 변화를 각각 살펴보도록 하겠다.첫 번째로는 고령화와 양극화로 대표되는 사회 환경의 변화이다.

최근 가속화되는 고령화로 인하여 노인진료비의 비중이 증가함으로써 인구고령화는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등 각종 급여지출 수준에 이미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향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는 1990년 약 216만 명에서 2015년 약 657만 명까지 3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이는 국민 전체의 13.2% 수준에 달한다.

실제로 2013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의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은 2013년 18조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1/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듯 의료비 지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데 반하여, 건강보험은 경기 부진 등 주요 변수의 변화로 2018년부터 적자로 전환해 2023년 적립금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보다 효율적인 의료 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양극화의 경우도 미래의 의료시장에게 적절한 해결책을 묻고 있는 상황이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우리나라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도가 심화되기 시작하였다. 경제적 양극화는 단순히 사회적인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건의료분야에도 영향을 미쳐서 소득계층 간 의료접근성의 차이를 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소득수준이 ‘상’인 가구의 병의원 및 치과의 미충족 의료율은 각각 10.1%와 28.8% 수준인데 반해, 소득수준이 ‘하’인 가구의 미충족 의료율은 각각 16.3%와 35.9% 수준에 이르고 있다.

또한 건진수진율에 있어서도 소득수준이 ‘상’인 가구의 수진율이 약 66%에 달하는 반면, 소득수준이 ‘하’인 가구의 수진율은 약 46%에 그쳐 소득수준에 따라 최대 20%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소득수준에 따른 의료서비스 미충족은 결과적으로 건강 수준 격차를 유발하게 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학력이 중졸 이하인 집단의 사망률은 대졸 이상에 비해 남성의 경우 약 3배, 여성의 경우 약 2배가 높다고 한다. 이러한 건강 양극화는 궁극적으로 사회 전반적인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른 건강 불평등을 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이들에게 의료의 혜택을 배분할 수 있도록 보다 효율적인 방향의 의료 시장 개혁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두 번째로는 환경의 변화이다.

최근 인류는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다양한 기후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이러한 기후변화가 피부암, 설사질환, 감염병, 호흡기 질환, 폭염으로 인한 사망 등 다양한 질병 및 건강위해를 미칠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한, 세계기상기구와 UN환경계획 산하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서는 열파나 극단적인 기후와 대기오염 및 공기 알레르겐과 같은 직접적인 영향과, 이로 인한 식량생산 및 공급, 곤충 및 설치류에 의한 감염병, 수인성 감염병, 사회 경제적 혼란 등의 간접적인 영향을 언급하며, 적절한 미래 의료의 대처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건강위험요인에 대한 취약성은 환경과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의 수준, 효과적인 거버넌스와 제도적 장치, 보건인프라의 질, 정보에의 접근성에 의해 좌우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취약성으로 인한 기대수명의 손실과 질병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과 효율적인 자원의 배분과 활용을 위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취약성 평가에 관련된 연구들이 증가되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기후변화와 관련된 요인과 질병발생의 인과관계를 분석 시 다양한 고려사항에 대해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기초적인 데이터의 축적과 정보체계도 아직 미비한 상황 이다. 이러한 부분에 개선을 바탕으로 기후 변화로 인한 인구집단의 취약성 평가와 이를 통한 적절한 대응이 촉구되고 있다.

세 번째로는 보건학적 변화이다.

과거 전염병 중심의 질환이 생활 패턴의 변화에 따라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특성에 따라 질병 예방과 관리가 더욱 중요시 되고 있다. 2011년 기준 30세 이상 만성질환 유병률을 보면, 고혈압이 28.5%, 고콜레스테롤 혈증이 13.8%, 당뇨병이 9.8%, 고중성지방혈증이 16.2%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주요 만성 질환 중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 발생률은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여 2009년 암 발생자 수는 192,561명으로 1999명 101,032명 대비 90.6%가 증가하였다.

실제로, 고혈압, 당뇨병 등 주요 만성질환 진료비는 ’02년 4조 8천억원에서 ’12년 17조 4천억원 규모로 지난 10년 동안 약 3.6배 증가하였으며(연평균 증가율 14%), 총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2년 25.5%에서 2012년 36.0%로 10.5%p 증가하였다. 단순히 환자 수가 늘어난 부분도 있겠지만, 조기 진단, 약물과 치료 기술 발달 등으로 사망질환이었던 암, 심혈관 질환, 당뇨 등이 관리 질환으로 전환됨에 따라 약물 투여 기관 장기화, 합병증으로 인한 복용 약물 증가 등으로 인해 의료비는 더욱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나아가 만성 질환자의 보호자의 경우 환자를 돌보게 된 이후 휴직이나, 실직 등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나 만성 질환의 증가는 환자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사회적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이렇듯 만성질환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면서 기대수명의 증가에서 건강수명의 증가로의 관심 변화하고 있다.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고자하는 ‘건강수명’ 니즈와 이에 필요한 의료기술·서비스 향상에 대한 요구 역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에서도 ‘제4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2016∼2020)’을 통해 건강수명 연장을 강조하였으며 이를 위해 사전예방 중심 건강관리, 질환 조기발견 지원, 근거기반 예방정책 추진 등을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하는 등 예방 중심의 접근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의료 시장역시 빠르게 발맞추어야 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지금까지 알아보았던 사회적, 환경적, 보건학적 환경의 변화는 공통적으로 의료 현장의 변화와 효율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의료가 해결하지 못하였던 문제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가뿐 아니라, 타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까지도 이 시대의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을 때이다.

(도움말 성균관대 융합의과학대학원 조주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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