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도 안 피는데 폐암에 걸리는 이유는?
상태바
담배도 안 피는데 폐암에 걸리는 이유는?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7.02.22 18: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폐암 여성 환자 10명중 9명 비흡연자
흡연자만의 질병으로 생각하는 ‘폐암’이 비흡연자인 여성에게도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통계정보를 분석한 결과, 폐암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남성 폐암 환자는 2010년 3만8168명에서 2016년 5만1845명으로 36% 증가한 반면, 여성 폐암 환자는 2010년 1만6806명에서 2016년 2만7884명으로 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2016년 전체 폐암 환자 7만9729명 중 35%가 여성 폐암으로 폐암 환자 3분의 1이상이 여성인 것으로 분석됐다.(출처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4년 국립암센터 통계에서도 여성 폐암 환자의 87.8%가 흡연 경력이 없는 것으로 조사돼 폐암 여성 10명중 9명은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흡연 여성의 폐암 증가 원인으로 주방 요리 시 발생하는 연기 및 대기오염, 미세먼지 등이 주요 발생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중국의 역학조사에서도 비흡연자 중 요리를 자주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3.4~8배나 높았으며, 덴마크의 한 연구 역시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18% 증가하고, 미세먼지가 10㎍/㎥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22% 증가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일부에서는 대기오염뿐만 아니라 비흡연자의 간접흡연이 폐암 발생에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비흡연자가 오랜 기간 흡연자와 같이 생활하며 간접흡연을 하는 가운데, 흡연자보다 오히려 담배 필터에 의해 걸러지지 않은 담배연기를 그대로 흡입하게 되고 발암물질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더 많은 발암물질이 몸속으로 들어와 흡연자에 비해 간접흡연이 폐암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대학교병원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는 “비소세포성 폐암 가운데 편평상피세포암은 남성 흡연자에서 호발하는 반면 최근 여성, 특히 젊은 비흡연자에서 선암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이라고 하더라도 폐암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폐경여성이 갱년기에 여성호르몬인 프로제스틴과 에스트로겐 등을 복용하는 경우 폐암 발생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해외 연구 보고가 있으나 폐암 사망률은 오히려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폐암 진단을 받았거나 의심이 되는 여성은 여성호르몬제의 복용 시 주의가 요구된다.

이처럼 폐암은 직접 흡연이 아니더라도 여성에게 있어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발생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비흡연자 여성이라도 간과하지 말고 평소 폐 건강에 관심을 갖고 예방을 위한 노력과 정기검진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조언이다.

비흡연 여성이 폐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가정에서 음식을 만들 때는 반드시 창문을 열고 환풍기를 작동하는 등 환기를 해야 한다. 또 생선이나 고기 등의 음식을 굽거나 볶고 가열할 경우 뚜껑을 덮는 것이 좋다.

중앙대병원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는 “객혈이나 호흡곤란, 흉부 통증 등 증상이 있을 시 초기 폐암이 아니라 이미 진행된 폐암이 많으며 경우에 따라 수술 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조기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박병준 교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은 흡연 남성에 비해 자신이 폐암에 걸릴 것이라고 생각도 하지 못한다”며 “상태가 악화된 뒤에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어 비흡연 여성이라도 45세 이상이나 폐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저선량 폐CT검사 등 정기적인 폐 검진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의 국내외 연구를 보면 여성에서 발생한 폐암은 남성보다 초기부터 말기까지 모든 병기에서 더 높은 생존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조기 발견 시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이라도 적극적인 검진과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