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유전자 암발생 억제, 세계최초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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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유전자 암발생 억제, 세계최초 규명
  • 정은주
  • 승인 2005.09.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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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장연규 박사팀
‘씨름하는 유전자’라는 별명을 지닌 스모(SUMO) 유전자가 암발생의 주요 억제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유전자의 집합체인 염색체는 여러 가지 단백질이 결합한 것으로 외부의 위해한 자극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스모가 이같이 염색체 안정화에 관여하며 여러 가지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한다는 것을 밝혀냄으로써 암의 원인을 찾는데 큰 실마리를 제공한 것이다.

국립암센터 장연규 발암원연구과장은 9월 20일이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씨름유전자가 염색체 안정화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이는 암의 초기발생 단계를 직접 차단할 수 있는 표적을 제공하며, 향후 항암제 개발로 연결된다면 암정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주요 암발생 원인으로는 유전물질을 공격해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방사선과 화학물질 그리고 활성산소 등이 있는데 최근들어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어도 염색체의 불안정화가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염색체 안정화를 위해 염색체에서 유전자가 거의 없는 특수구조물인 동원체나 텔러미어 등의 이질염색질 구조의 안정화가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데에 착안, 장 박사팀은 염색체 안정화 측정기법을 이용해 스모결합 경로와 이질염색질 안정화의 상호작용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통해 장 과장은 스모가 염색체 안정화에 미치는 효과를 조사한 결과 스모결핍은 높은 수준의 이질염색질 불안정화 현상을 발생시키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스모결합 경로가 염색체 안정화에 근간이 되는 동원체 등의 이질염색질 안정화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표적분자에 대한 스모부착을 책임지는 효소인 Hus5는 염색체 조절인자가 존재할 경우에만 이질염색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음을 알아냈으며, Hus5와 염색체 조절인자는 동일한 단백질 복합체의 구성원으로 작용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또 염색체 조절인자인 Swi6과 Chp2는 Hus5에 의해 스모부착이 되는 표적분자이며, Swi6과 Chp2에 돌연변이가 일어나 스모부착이 불가능해진 세포는 스모결핍균주와 유사하게 심각한 이질염색질 불안정화가 발생하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체내의 암발생 억제 기전 연구 분야에서 스모결합에 의한 표적분자의 활성조절과정이 이질염색질 안정화에 직접 관련됨을 최초로 규명한 것으로, 향후 암발생 관련 이질염색질 및 염색체 안정화 분야의 돌파구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장 과장은 “주요 표적 단백질을 제어할 수 있는 약물 발구을 통해 암 등 만성병 치료 약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특히 분열형 효모를 이용한 염색체 안정화 측정 기반기술을 활용하게 되면 염색질 조절인자를 제어할 수 있는 약물탐색과 신규 표적항암제, 암예방 약물의 신속하고도 효율적인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생물학 저널인 "분자세포(Molecular Cell)"지 9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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