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로 당뇨환자 신장 합병증 예측

성빈센트병원 송기호 교수팀, 외래에서 lipoprotein(a) 측정

2005-07-21     김명원
당뇨병 환자에서 신장 합병증을 외래에서 간단한 혈액검사로 조기에 예측할 수 있게 됐다.

혈액내 지단백(지방질단백질)의 하나인 "lipoprotein(a)" 수치를 측정하면 신장 합병증으로의 진행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팀에 의해 처음으로 제시됐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내분비내과 송기호·안유배·고승현교수와 신장내과 김형욱 교수팀은 당뇨병성 신증의 진행을 조기에 예측하고 치료에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위해 지난 2001년부터 2002년까지 81명의 당뇨병성 신증 환자를 대상으로 전향적으로 2년간 추적조사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lipoprotein(a)이라는 지(질)단백이 신장 기능 악화에 대한 독립적인 예측인자임을 밝혔다.

lipoprotein(a)은 동맥경화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저밀도 지단백과 유사하며,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는 지단백의 일종이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정상인의 Lp(a) 수치는 30mg/dl 미만으로 보는데 신장기능이 악화된 당뇨병성 신증 환자의 경우 이 수치가 평균 60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당뇨병성 신증을 동반한 81명의 환자를 최초의 혈청 Lp(a) 농도에 따라 두 군으로 분류했다.

1군은 Lp(a)수치가 30 mg/dl이하인 40명으로, 2군은 Lp(a)수치가 30 mg/dl 이상인 41명으로 나눠 2년간 추적 관찰했다.

최초 및 추적 관찰기간에 두군간에 HbA1c 및 지질농도는 차이가 없었으나, 1년과 2년 후의 혈청 크레아티닌(신장기능악화 표지자- 1.2 mg/dl이하가 정상임)은 2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특히 신증의 진행이 발생한 환자들의 Lp(a)는 62.9 mg/dl로 그렇지 않은 환자들의 Lp(a)가 33.5mg/d에 비해 두배 정도 높았다.

또한 신증의 진행이 발생한 14명중 13명은 2군에 속하였고 나머지 1명은 1군으로 조사됐으며, 더욱이 조사기간 2년 내에 신장기능이 악화(혈청 크레아티닌이 6 mg/dl 이상)되어 혈액투석요법을 받는 환자가 6명이었다.
이와 함께 요단백배설율, 혈압, HbA1c, 최초의 혈청 크레아틴 농도를 고려한 다중로짓회귀 분석에서도 Lp(a)는 신증의 진행에서 유의한 독립적인 예측인자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결론적으로 Lp(a)는 당뇨병성 신증이 동반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신기능 악화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임을 확인했다.

대표적인 당뇨병성 만성 합병증의 하나인 당뇨병성 신증의 경우, 초기에 비정상적으로 미세 단백뇨를 보이며 이를 방치할 경우 단백뇨가 심해져 부종에 이르고 결국 신장이식 또는 신장투석을 해야한다.

신부전에 의해 투석을 시행하는 환자의 가장 많은 원인이 당뇨병성 신증으로 전체 투석환자의 41.5%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하고 중요한 합병증이다.
신증의 발생과 진행에 대한 새로운 예측인자를 찾기 위한 연구는 이전에도 많이 있었으나, 이들 연구의 상당수가 단지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만 알 수 있어 모든 환자에서 일반적으로 시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적용하는데 한계점이 있었다.

그러나 연구팀은 외래에서 간단한 혈액검사로 Lp(a)를 측정하여 신증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에게 신증의 진행 위험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송기호 교수는 "혈중 lipoprotein(a)가 높은 환자에서 당뇨병성 신증의 진행을 조기에 예측하고 적극적인 혈당 및 혈압 조절을 충실히 함으로써 신장이식이나 신장투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당뇨병 학회지 7월호에 최초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