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가 시렸던 진짜 이유?

40대 이상 인구의 80~90%가 겪고 있는 풍치

2014-02-06     박현 기자

추위가 오고 바람이 불 때 이 사이로 바람이 새어 들어가 통증이 느껴질 때를 풍치라고 부른다. 그럼 왜 이 사이로 바람이 들어와 이를 시리고 아프게 하는 것일까?

치아와 치주조직 사이에 염증이 생겨 잇몸뼈가 녹고 잇몸이 내려앉게 되면 바람에 이가 시린 풍치라는 질병을 앓게 된다. 풍치라고 불리는 잇몸질환은 내려앉고 변색된 잇몸 때문에 심미적으로도 문제가 되며 치아 기능의 문제도 발생하기에 항상 잇몸을 잘 관리해야 한다.

치주질환은 30대 중반 이후 성인의 4명당 3명꼴로 나타난다. 40대 이상에서는 80~90%가 질환을 겪고 있다. 특히 치주질환으로 인해 씹고 맛보는 기분을 느끼지 못하는 노인 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치주과 구기태 교수에 따르면 치주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60세 이상 환자의 내원 횟수가 2012년 2만6천738건에서 2013년 3만1천642건으로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는 인구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치주질환을 앓게 되는 노인 환자수의 증가에 더불어 구강위생 관리를 오랜 시간 제대로 하지 못해 연령이 증가하면서 유병인구가 늘고 있는 결과로 보인다. 따라서 어렸을 때부터 치아관리에 관심을 갖고 구강 및 잇몸질환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치주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은 치아에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세균성 플라그와 바이오필름이다. 플라그가 제거되지 않고 단단해지면 치석이 된다. 치석이 쌓이면 잇몸이 치아로부터 떨어지고 이로 인해 틈이 벌어지면서 치아와 잇몸 사이에 치주낭이라는 공간이 형성된다.

치주낭 부위에 염증이 진행되면 잇몸과 치아 사이가 더욱 벌어지고 잇몸뼈와 주변 조직이 파괴되어 결국에는 흔들리는 치아를 뽑아야하는 상황이 도래한다. 당뇨병과 같은 전신장애를 앓고 있거나 흡연, 임신기간 동안에는 치주질환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찬물을 마실 때 이가 시리거나 잇몸이 부어있고 분홍빛이 아닌 검은 빛을 띤다면 풍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양치질을 할 때 피가 나고 입 냄새가 심한 경우 치아가 흔들리고 잇몸이 간지럽다면 더 늦기 전에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풍치는 진행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뉜다. 치은염은 잇몸뼈를 덮고 있는 잇몸부분을 말하는데 잇몸에만 발생한 염증은 비교적 가벼운 질환이라 스케일링을 통해서 회복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염증이 잇몸뼈 까지 진행된 경우를 치주염이라 한다. 이때 염증으로 인해 고름이 나오고 심할 경우에는 치아를 사용하지 않을 때조차도 극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약해진 잇몸으로 인해 치아가 흔들리는 증상이 악화되면 치아가 저절로 빠지기로 한다. 이때에는 골격구조에 변화가 생겨 이를 지지하는 잇몸뼈가 녹아 잇몸이 내려앉게 됐기 때문에 스케일링 뿐 만 아니라 더 이상 염증이 진행되지 않도록 과감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치주질환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위해 진단은 탐침(probing)으로 하는데 치아와 잇몸 사이인 치주낭의 깊이를 측정해 염증의 정도를 파악한 후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치주질환의 치료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세균성 플라그나 바이오필름을 깨끗이 제거, 올바른 칫솔질과 정기적인 스케일링으로 세균의 번식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치주염의 증상이 치조골까지 진행되어 스케일링을 포함한 일반적인 치주 치료만으로는 질환이 개선되기 어렵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

치주수술은 국소마취 하에 진행되므로 통증이나 불편함 등은 적다. 먼저 잇몸을 열어 치아와 그 뿌리가 잘 보이도록 한 다음 잇몸 속의 세균성 치석, 염증 조직을 깨끗이 제거하고 다시 잇몸을 닫아 봉합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잇몸 수술로도 회복이 어려운 경우는 뼈이식 수술을 통해서 인공뼈가 치조골의 기능을 담당하도록 한다.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치주과 구기태 교수는 “잇몸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칫솔질을 통해 치태와 치석의 형태로 존재하는 세균을 닦아내는 것이다. 칫솔은 물에 담가두는 일 없이 마른칫솔을 사용해야 하고 치실과 치간 칫솔 같은 보조기구 사용도 잇몸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풍치로 인해 이가 시릴 때에는 시린이 전용 치약을 사용하거나 불소 양치액을 사용하면 좋다. 마지막으로 치주질환은 예방과 조기치료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치과에 방문해 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잇몸질환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다”고 당부했다.

<치주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가이드>

①올바른 칫솔질로 구강 위생 상태를 개선하고 스케일링을 통해 잇몸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②치아 조직의 뼈는 한번 녹으면 회복되기 어려우므로 조기에 치료받는다.
③금연을 하고, 치주질환을 악화 시킬 수 있는 당뇨병과 같은 전신 질환에 대한 치료를 먼저 받는다.
④치아 충전물과 보철물이 불량일 경우에는 다시 제작해 사용한다.
⑤ 치실과 치간 칫솔 같은 보조 구강위생용품을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