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7N9형 AI 바이러스, 사람 대변 통해 전파
홍콩대 연구진, 사망자 6명중 4명에서 검출
2013-08-18 윤종원 기자
홍콩대 연구진은 중국 항저우(杭州)에 있는 저장(浙江)대 부속 제1의원과 공동으로 AI 감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망자 6명 중 4명의 대변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 4월 10∼20일 이 병원 중환자 집중치료실에 입원한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으며 이 중 사망한 6명의 대변을 사후(死後) 분석한 결과 4명의 대변 표본에서 AI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연구진은 일반적인 독감 환자나 H5N1형 AI 환자의 대변에서 바이러스 양성 반응은 5∼33% 정도로 나타난다면서 이번에 67%의 표본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난 것은 상당히 높은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사망자들의 혈액이나 소변, 간과 심장, 신장, 폐, 골수 등 다른 세포 표본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이번 연구결과는 8월13일 의학전문지 '임상전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실렸다.
윤 쿽-용(袁國勇) 홍콩대 미생물학 교수는 8월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이론상으로는 2003년 홍콩에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하수관을 타고 전파됐던 것처럼 AI 바이러스도 전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2003년 홍콩의 한 주택 단지에서는 하수관을 타고 온 바이러스가 변기 물을 내릴 때 공기 중으로 퍼지면서 329명이 사스에 걸렸고 이 중 42명이 숨진 사례가 있었다.
H7N9형 AI는 지난 3월 중국 동부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135명이 감염되고 이 중 45명이 숨졌다. 여름에 접어들면서 잠잠해지는 듯 했으나 최근 다시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중국 당국은 가을과 겨울에 AI가 다시 대거 퍼질 수 있다고 보고 대비책을 마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