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대신 젤로 약물 전달

2004-09-22     윤종원
주사 대신 입으로 먹을 수 있는 형태의 새로운 폴리머 젤(polymer gel) 약물전달 기술이 개발되었다.

인도 자발푸르 국립과학대학의 수닐 바즈파이 박사가 개발한 이 새로운 약물전달 수단은 폴리머 젤에 약을 넣어 입을 통해 투여하는 형태로 위를 통과할 때 위산에 분해되지 않고 목적지인 대장에 들어간 다음 풀어져 체내에 흡수된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바즈파이 박사는 과학전문지 "폴리머 인터내셔널" 최신호(20일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인체의 위장과 같은 조건에서 실시한 실험에서 이 폴리머 젤에 담긴 약물(비타민B2)이 산성인 위를 통과해 알칼리성인 대장에 들어와 대부분의 약물(56%)을 방출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바즈파이 박사는 앞으로 연구와 실험을 더 해봐야 하지만, 이 새로운 약물전달 수단이 실용화된다면 무엇보다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을 주사 대신 경구로 투여할 수 있으며 이밖에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위암 환자도 주사를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코 스프레이, 피부 패치 등 환자들이 싫어하는 주사 대신 안전하게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편리하고 간단한 방법을 연구해오고 있으며 이 폴리머 젤은 약물이 위장을 통과할 때 위산에 분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개발된 첨단 신기술 가운데 하나이다.

영국 당뇨병학회의 필 케이시 박사는 당뇨병 환자들은 인슐린 주사를 피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지만 이 새로운 약물전달 기술은 개발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효과를 확인하려면 앞으로 많은 실험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