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간 한 번도 거르지 않은 생일파티

보령제약그룹 김승호 회장 1979년 1월 이후 매달 생일 맞은 직원 파티 직접 참석해 소통 경영 강화

2012-04-08     최관식 기자

▲ 지난 4월6일 대학로 CGV에서 열린 보령제약그룹 400회 생일파티에서 김승호 회장(오른쪽에서 3번째), 김은선 부회장(왼쪽에서 3번째) 및 4월 생일자 대표들이 함께 생일떡 촛불을 끄고 있다.
4월에도 어김없이 보령제약그룹 직원 200여 명이 모였다.

대학로에 위치한 영화관에서 보령제약그룹 신입사원부터 계열사 대표이사까지 함께 모여 최신 개봉작 ‘헝거게임’을 감상하고 인근 맥주집으로 자리를 옮겨 ‘건배’를 외쳤다.

이날 행사는 4월 생일을 맞은 그룹 임직원 60여 명을 축하하는 ‘생일파티’였다.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김은선 부회장을 포함해 임원들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보령제약그룹(회장 김승호)이 1979년 1월에 시작해 한 차례도 건너뛰지 않고 매월 이어온 생일파티가 400회를 맞았다.

직원생일파티는 보령제약그룹 임직원들을 하나로 묶는 힘이자 ‘소통의 명약’으로 대표적인 기업문화로 자리잡았다.

4월6일 대학로 CGV에서 열린 400회 생일파티에는 김승호 회장, 김은선 부회장 및 각 계열사 대표와 그룹 임원들을 포함한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생일파티의 시작은 이렇다. 1977년 7월7일 안양지역에 내린 420mm의 폭우로 당시 막 자리 잡아가던 보령제약 안양공장이 완전히 침수됐다. 하지만 220명에 달하던 보령 임직원들은 비 피해가 걱정돼 날이 채 밝기도 전에 물에 잠긴 공장으로 나와 물에 떠다니는 약품과 물속에 잠긴 설비를 옮기는 등 자발적인 노력으로 복구에 최소 2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4개월 만에 공장을 정상화 시켰다.

그 해 매출은 전년 대비 20%나 성장했다. 모두들 ‘기적’이라고 말했다.

김승호 회장은 ‘헌신적으로 노력해 준 직원들을 위해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다 1979년 1월부터 ‘생일 조찬회’를 시작했다. 그 달 생일을 맞은 모든 직원을 회사 식당으로 초청해 미역국이 있는 아침식사와 간단한 선물을 전달했다.

1980년대 들어 생일조찬회는 전 임원이 참석하는 모임으로 확대됐다. 임원들은 아침을 먹으며 회사 경영에 대한 설명을 하고 사원들의 건의사항을 즉석에서 받아들이기도 하면서 회사의 대표적인 ‘소통의 장’으로 발전시켰다.

2003년 12월 300회 생일잔치 때부터 저녁으로 시간대가 옮겨졌다. 조찬회는 소통의 시간으로는 너무 짧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2006년 11월부터 영화나 음악감상 등 문화행사를 더하면서 또 한 단계 진보했다. 현재는 VIVA BIRTHDAY라는 명칭으로 그룹 임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영화를 함께 보고 맥주를 마시며, 임원과 직원이 아닌 보령가족으로 어울리는 그야말로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이러한 소통의 문화는 2012년 창립 55년을 맞는 보령제약그룹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생일조찬회로 시작한 생일파티가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굳건히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생일파티를 시작한 김승호 회장의 의지가 큰 몫을 했다. 김승호 회장은 출장일정까지 조정하며 400회 동안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생일파티에 참석하고 있다. 그만큼 직원들과의 격의 없는 만남인 생일파티를 소중히 생각한 것이다.

또 400회 생일파티를 기념해 안산 중앙연구소와 공장에 직원 휴게공간인 ‘제2 通通라운지’를 개설해 직원들과의 소통 문화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