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만능 줄기세포 만드는 메커니즘 규명

건국대 출신 한동욱 박사 연구팀, 네이처 셀바이올로지에 논문 게재

2010-12-06     윤종원 기자

▲ 한동욱 박사
체세포를 역분화해 유도만능 줄기세포로 만드는 메커니즘이 밝혀져 암 발생 등 부작용 우려가 없는 안전성 높은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와 세포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건국대 출신인 한동욱 박사 연구팀(독일 막스프랑크 연구소 박사 후 연구원)은 체세포를 이용해 유도만능 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를 만드는 과정에서 또 다른 형태의 줄기세포인 착상후 배아 줄기세포(epiblast stem cells)를 생성했고 이를 다시 유도만능 줄기세포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한 역분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메커니즘으로 배양조건에 따라 역분화와 관련된 분자들이 다르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체세포를 이용해 다양한 줄기세포들을 시험관 내에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세계 첫 번째 사례로 꼽히며, 12월 6일 세포생물학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지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Nature Cell Biology)'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특히 줄기세포를 활용한 세포치료와 관련해 암이 발생되는 위험을 없앨 실마리를 제공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즉, 특정 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에서 잔류하는 미분화세포에 의해 일어나는 암 발생을 막기 위해 치료하려는 세포로 직접 역분화시키면 미분화 세포의 잔류가 불가 능해 암 발생이 차단된다는 것이다.

그 동안에는 체세포에 4가지 유전자를 삽입해 곧바로 역분화해 유도만능 줄기세포로 전환해 이를 세포치료와 이식을 위해 특정 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에서 잔류하는 미분화세포에 의해 암 발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연구의 핵심(그림)은 유도만능 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 기존에 사용돼온 4가지의 만능화 유전자(Oct4, Sox2, c-Myc, Klf4)를 사용하면서 이 세포들을 특수한 환경에서 배양할 경우 착상후 배아 줄기세포로 유도되고 또 다른 환경에서 배양하면 유도만능 줄기세포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점이다. 따라서 체세포의 배양조건을 달리함으로써 전혀 다른 형태의 줄기세포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사실과 체세포의 역분화과정을 원하는 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에서 밝혀졌다. 

현재 줄기세포를 활용한 세포치료는 암이 발생되는 위험을 극복할만한 대안이 없어서 답보상태에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건국대 동물생명공학과 이훈택 교수(건국대 바이오장기연구센터 소장)는 “특정 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에서 잔류하는 미분화세포에 의해서 일어나는 암 발생을 막기 위해서 치료하려는 세포로 직접 역분화를 시키면 미분화 세포의 잔류가 불가능해 암 발생이 차단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로 앞으로 줄기세포를 활용하여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새로운 차원에서 활발하게 시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동욱 박사는 “이번 연구가 초기 배아발달과 분화과정 그리고 생식세포의 발달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가 될 것이며,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 치료제의 개발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직접교차분화 (direct reprogramming), 즉, 체세포를 역분화시키지 않고 다른 종류의 체세포로 전환시킬 수 있는 기술을 확립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됐으며,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어 조만간 논문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한 박사는 건국대 동물생명공학과에서 학사, 석사, 그리고 박사학위(지도교수 이훈택)를 받았으며, 2008년부터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소장, 한스 쉘러 교수)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한 박사 연구진은 11월에도 착상배아의 줄기세포에 두 개의 이질적인 집단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이들이 상호전환될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확인하고, 셀(Cell)지에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줄기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Oct4-GFP 시스템을 이용해 착상후 배아 줄기세포들도 최소 2개의 서로 다른 세포집단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지금까지 착상전 배아줄기세포들은 균질하지 않지만, 착상후 배아줄기세포는 균질한 세포 집단이라고 알려져 왔다.

한 박사팀은 특히, 이들 2개의 세포집단 간에는 유전자 발현양상과 후생유전학적 측면이 서로 다르지만, 서로 상호 변환된다는 사실도 밝혀내었다. 이러한 결과들은 초기 배아발달과 분화과정 그리고 생식세포의 발달과정을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자료로 폭넓게 활용될 것이며, 앞으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 치료제를 개발할 때 반드시 세포의 균질성을 검토하여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