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음주로 인한 태아장애 조기진단 가능
제일병원 한정열 교수팀, ‘태아 FASD’ 조기진단법 개발
2010-08-25 박해성
FASD는 태아알코올증후군(Fetal alcohol syndrome, FAS)과 달리 출산 후 장애가 바로 나타나지 않으며, 서서히 학습장애, 과잉행동 장애, 조정기능 부전, 언어발달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시기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범죄자, 약물중독자, 사회적 외톨이 등 사회 부적응자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팀이 2009년 4월부터 11월까지 조사한 임신부 507명 중 알코올에 노출된 임신부가 36.8%에 달하고 습관적 음주자가 23.1%로 높게 나타난 것을 봤을 때 국내에서도 1년에 1만~2만5천명 이상의 신생아가 FASD 상태로 태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직까지 질환에 대한 인식부족과 전문의료진 및 검사장비 부재 등의 이유로 객관적인 진단조차 어려웠던 실정이었으나 최근 국내에서 최초로 그 진단법이 개발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팀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과 신생아의 태변에 있는 알코올대사물질인 FAEEs(fatty acid ethyl esters)를 측정, 정량화 방법 개발에 성공하며 FASD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임신 중 알코올 노출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됐다.
아이의 지능과 신경발달장애와 관련 있는 FAEEs는 태반을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태변에서 측정되는 FAEEs 용량이 곧 태아가 알코올에 노출된 정도를 나타내는 객관적인 정보로 활용되고 있어 이번 측정기술개발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FAEEs 측정기술은 기존의 선진국에서 개발한 방법보다 검사시간이 짧고 더 적은 양의 태변으로도 검사가 가능해 임상에서 더욱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제일병원 한정열 교수(한국마더세이프전문상담센터 센터장)은 “기존 FASD 의심환아들은 최소 1년 이상 후에 미세한 변화들을 통해 진단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랐지만 이번 연구로 태변 내 알코올 수준 측정이 가능해짐에 따라 FASD의 조기진단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FASD의 조기진단 연구결과는 알코올에 노출된 태아의 성장기 및 성인기의 2차적 장애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부가적으로 다른 장애와 다르게 임신부가 금주를 하도록 홍보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매우 중대한 질환을 100% 예방이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국내 유일하게 FASD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제일병원은 태변 FAEEs 측정기술을 기반으로 임신 중 알코올 노출정도를 평가 및 알코올 대사관련 유전자 다양성 분석 그리고, 신생아·영아 신경발달 검사 등의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소아청소년과 신경발달전문가와 협진으로 FASD를 조기진단·치료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 저널인 ‘Journal of Chromatography B’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