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줄기세포+유전자요법 제시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 김효수 교수팀

2005-03-10     박현
첨단의학으로 각광받고 있는 줄기세포요법에 유전자요법을 접목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심장질환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신개념 치료기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제시되어 수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줄기세포는 재생능력이 출중함에도 불구하고 치료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의 충분한 양을 얻을 수 없어 실제 환자치료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골수에 가장 많다고 하지만 각 장기를 재생시킬 수 있는 줄기세포의 양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게다가 채취하는 과정에서 세포가 죽거나 기능이 약화되기도 한다.

결국 줄기세포요법의 효과를 제대로 얻으려면 줄기세포를 획기적으로 많이 얻든지, 아니면 그 기능을 강화시켜 적은 양으로도 재생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두 방법 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줄기세포요법 중 심근경색 및 각종 혈관성질환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혈관줄기세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새로운 치료법의 등장을 고대하는 환자들로서는 안타깝기만 한 실정이다.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소장 오병희) 내과 김효수 교수팀(최진호, 조현재 박사)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특정 유전자를 혈관줄기세포에 주입함으로써 줄기세포의 생존, 기능 향상 및 분화 촉진을 꾀하는 신개념 치료법을 제시했다.

김 교수<사진>팀의 유전자 요법을 통한 인간의 혈관 줄기세포 기능향상에 관한 연구논문들은 미국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학회의 공식 저널로 생물학/생화학 분야의 최고 권위지 "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2004년 11월호에 실린데 이어, 미국 심장학회 공식 저널로 동맥경화 및 혈관생물학 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ATVB(Arteriosclerosis Thrombosis and Vascualar biology)"에도 곧 게재될 예정이다.

김 교수팀은 세포가 생존 및 증식하는데 중요한 방해작용을 하는 "GSK-3 유전자"의 활성을 조작 차단함으로써 줄기세포의 생존과 증식이 향상되며 기능까지도 좋아짐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인간세포에 대해 거부반응이 없는 면역억제 누드 마우스 80여 마리를 대상으로 하지의 혈관을 제거한 후 GSK-3 유전자 조작을 한 인간줄기세포를 주입했다. 그 결과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은 인간줄기세포를 주입한 경우에 비해 3∼4배의 혈관재생 효과가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교수팀은 또한 "ILK 유전자"를 조작 활성화시킴으로써 혈관줄기세포의 "(떼어내면 죽는)접착의존성"을 극복, 생존 및 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줄기세포를 이용해 새로운 혈관을 만드는 과정은 필연적으로 체내에서 줄기세포만을 분리해(치료에 효용성이 있는 특정 줄기세포를 분리하기 위해) 다시 주입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분리 후 체내로 다시 주입된 줄기세포는 피 속을 살아 헤엄쳐 "이상(허혈/경색) 부위"에 도달해 새로운 혈관을 재생시키게 된다. 그런데 새로운 혈관을 생성하는 혈관줄기세포는 조직에 접착의존성이 있어 분리하는 과정과 다시 체내로 주입하는 과정에서 상당수가 기능을 상실하거나 세포 자체가 죽는 성질이 있어, ILK 유전자 조작을 통해 "떼어내도 죽지 않도록" 하는데 성공한 것.

누드 마우스 40여 마리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종전에 필요한 줄기세포의 1/20만으로도 3∼4배 이상의 혈관재생 효과가 확인됨에 따라 줄기세포요법의 태생적 한계인 양적 제한을 극복하고, 기능 향상을 꾀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효수 교수는 "세계 각국의 줄기세포 학자들이 앞 다투어 혈관줄기세포의 기능향상을 모색하고 있는 시점에 새로운 유전자를 이용, 세포의 기능향상을 입증했다. 이는 향후 줄기세포 치료를 실제 환자에게 적용하는데 있어 한걸음 앞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팀의 새로운 유전자 탐색 연구는 줄기세포 분야 뿐 아니라 심혈관분야의 가장 심각한 문제인 동맥성형술 후 재협착을 방지하는 연구에서도 큰 진전을 거두고 있다.

즉 연구팀(박경우 박사)은 "FOX 유전자"를 이용해 동맥성형술을 한 결과, 혈관내막의 증식이 억제됨으로써 재협착 현상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알아냈다. 이 연구논문은 "ATVB(Arteriosclerosis Thrombosis and Vascualar biology)"지 2005년 4월호에 출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