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 남녀 간 효과 다르다

2005-03-09     윤종원
여성은 남성과 달리 저단위 아스피린을 복용해도 심장마비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대학 의과대학의 폴 리드커 박사는 7일 이 곳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 학술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여성은 65세 이전에 저단위 아스피린을 복용할 경우 심장마비 위험은 줄어들지 않으나 뇌졸중 위험은 상당히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다만 65세가 넘은 여성은 심장마비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리드커 박사는 밝혔다.

지금까지 심장병 위험이 있는 사람은 남녀 모두 저단위 아스피린 복용이 권장되어왔다. 건강한 남성들만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러 임상시험에서 저단위 아스피린 복용이 심장마비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를 근거로 여성도 마찬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됐기 때문이다.

리드커 박사는 45세 이상 여성 약 4만 명을 대상으로 일부에게만 베이비 아스피린(81mg)보다 다소 높은 단위인 100mg짜리 아스피린을, 나머지에게는 위약을 격일로 10년 간 투여한 결과 65세 이하 여성은 두 그룹사이에 심장마비 발생률에 별 차이가 없었고 다만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만 아스피린 그룹이 대조군에 비해 2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65세 이상은 아스피린 그룹이 대조군에 비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이 각각 34%와 30% 낮았다.

아스피린의 효과는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거나 피우다 끊은 여성들에게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폐경 후 호르몬대체요법(HRT)을 사용한 여성과 사용하지 않은 여성사이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아스피린의 이러한 효과엔 대가가 수반되었다. 아스피린의 부작용인 위장출혈이 나타나 수혈이 필요했던 여성은 아스피린 그룹이 127명으로 대조군의 91명에 비해 상당히 많았다.

이 조사결과는 전체적으로 보면 좋은 뉴스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은 심장마비보다 뇌졸중이 많고 남성은 그 반대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2002년 여성은 34만5천 명의 심장마비 환자와 37만3천 명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했고 남성은 심장마비 환자가 52만 명, 뇌졸중 환자가 32만7천 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