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하는 엄마, 자녀 정신발달에 영향

2005-02-14     윤종원
밤 근무나 교대근무를 하는 엄마를 둔 아이들은 2∼3세때 정신발달과 언어 능력이 다른 또래 아이들보다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의 한 원 쥐 박사는 의학저널 `어린이 발달"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엄마의 근무형태가 자녀의 학습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일하는 엄마를 둔 900명의 유아를 대상으로 만 3세까지 전화 인터뷰와 가정 방문 등을 통해 관찰했다. 조사대상 엄마 중 약 절반은 낮 근무가 아닌 밤 근무(밤 11시∼아침 7시), 저녁근무(오후 3시∼밤 12시) 등 비전통적인 근무형태로 일했다.

비전통적인 근무를 하는 엄마를 둔 아이들은 언어 기술, 기억력, 문제해결 능력, 지식의 깊이를 측정하는 시험에서 또래 다른 아이들에 비해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 이 아이들은 저소득이나 저학력 엄마를 둔 아이들과 비슷한 정도로 정신 발달 능력이 뒤졌다.

엄마의 근무형태가 자녀에 미치는 영향은 일 자체보다는 엄마가 비전통적인 근무를 할 때 일어나는 다른 요인들 때문이라고 한 박사는 설명했다.

일례로 야근이나 교대근무를 하는 엄마를 둔 아이들은 아버지나 친척의 손에 맡겨질 때가 많고, 두뇌 개발을 도와주는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에 등록해 다닐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한 박사는 "아버지의 육아가 엄마보다 못하다는 뜻이 아니라 아이들이 어떤 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뜻"이라며 이제 정부가 나서서 비전통적인 근무를 하는 기혼여성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이에 맞춰 육아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