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기프트

2009-03-23     이경철
현대인의 생활필수품이 된 지 오래인 휴대전화가 영화 소재로 등장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최첨단 스마트폰이 등장하는 "기프트"는 겉모습은 영화 속 휴대전화처럼 신형이지만 알맹이는 낯익은 액션스릴러물이다.

젊은 엔지니어 맥스 피터슨(쉐인 웨스트)은 태국 방콕 출장 중 익명의 소포로 최신형 모델의 스마트폰을 받는다. 이후 발신자도 없이 문자 메시지가 도착한다. 귀국을 연기하고 하루 더 머물라는 문자에 그는 귀국 일정을 바꾼다. 다음날 그는 자신이 탈 예정이던 비행기가 공중 폭발해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는 뉴스를 접한다.

스마트폰에는 행운의 메시지가 계속 전송된다. 문자 메시지 덕에 목숨을 구한 맥스는 이어지는 메시지에 따라 체코 프라하로 떠나고 메시지의 지시에 따르자 카지노에서 거액의 잭팟을 터뜨린다.

모든 것을 내다보는 스마트폰을 가진 맥스는 흥분에 휩싸이지만 목숨을 잃을 위기에 빠진다. 이후 그는 FBI 출신의 카지노 보안 관리자 존 리드(에드워드 번즈), FBI 요원 그랜트(빙 라메즈)와 함께 거대한 음모 세력에 맞서 스마트폰의 정체를 추적한다.

영화 초반부는 꿈의 스마트폰의 정체에 대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비행기 사고를 예측하고 주가 폭등을 미리 점치는 등 신기한 스마트폰의 마법은 영화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그러나 사건의 해결 과정에서 영화는 초반부의 신선함을 잃고 여느 할리우드 영화와 다름없는 평범한 액션스릴러로 전락하고 만다. 누군가 옳지 않은 목적으로 모든 것을 감시하고 통제하려 한다는 음모는 오래된 설정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태국 방콕, 러시아 모스크바 등 세계 각지에서 이어지는 액션과 추격신, 마지막 반전도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다. "매트릭스", "스파이더맨"의 제작진이 대거 참여했지만 그만큼 화려하지는 못하다.

미국의 인기 TV시리즈 "ER"로 잘 알려진 쉐인 웨스트, 카지노 보안 요원으로 맥스에게 접근했다가 함께 사투를 벌이게 되는 카밀라 역의 타마라 펠드만의 만남은 활력소가 된다.

2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