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빅스, 아스피린보다 위궤양 위험 높아

2005-01-24     윤종원
혈전을 막기 위한 항혈소판제로 심장병 환자들에게 널리 처방되고 있는 플라빅스(화학명: 클로피도그렐)가 같은 항혈소판제인 아스피린보다 위궤양 유발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997년 처음 시장에 나온 플라빅스는 위장에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항응고제로 알려져 있다. 저단위 아스피린도 플라빅스처럼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나 위궤양 부작용 때문에 많은 의사들은 위장이 예민한 환자에게 아스피린 대신 플라빅스를 처방하고 있다.

미국심장학회(AHA)와 미국심장병학회(ACC)도 아스피린이 맞지 않는 환자들에게 플라빅스를 복용하도록 권장해 왔다.

그러나 홍콩 프린스 오브 웨일스 병원의 프랜시스 찬 박사는 미국의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1월20일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플라빅스를 복용할 경우 아스피린과 위를 보호하는 프로톤펌프억제제(PPI)를 병행투여하는 것보다 출혈성위궤양 위험이 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찬 박사는 원인이 아스피린 부작용 때문으로 보이는 위궤양이 완치된 심장병 환자 320명을 대상으로 161명에게는 플라빅스를, 나머지에는 아스피린과 프로톤펌프억 제제 넥시움(화학명: 에소메프라졸)을 병행투여하게 하고 12개월 간 지켜본 결과 플라빅스 그룹에서는 13명(8.6%)이 출혈성위궤양이 발생한 데 비해 아스피린 그룹에서는 단 1명(0.7%)만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 이 기간에 플라빅스 그룹은 8명, 아스피린 그룹은 4명이 각각 사망했다.

찬 박사는 플라빅스가 위궤양을 악화시키는 이유는 분명치 않으나 혈액응고를 억제하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상처로부터 상처치유 물질을 빼앗아 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텍사스 대학 사우스웨스턴 의과대학의 바이런 크라이어 박사는 플라빅스는 위장에 안전한 약으로 알려져 왔기 때문에 놀랍다면서 자신도 위궤양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는 플라빅스 처방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플라빅스는 심혈관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는 여전히 효과적인 치료제이기 때문에 위궤양 위험이 없는 환자에게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크라이어 박사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