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가 치매에 즉효?

2008-01-14     이경철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에 쓰이는 에타너셉트(상품명: 엔브렐)가 치매에 즉각적인 효과를 보인 사례가 나타났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 임상학교수이자 로스앤젤레스 신경과학연구소소장 에드워드 토비니크 박사는 "신경염증 저널(Journal of Neuroinflammation)이라는 의학전문지에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전직의사인 81세의 노인성치매(알츠하이머병) 초기환자에게 이 약을 척추에 주사하자 10분도 안 돼 치매증세가 뚜렷이 호전되었다고 밝혔다.

주치의 이름, 날짜와 요일, 자신이 사는 주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간단한 산술도 못하며 동물이름도 2개 이상 기억 못하는 이 환자가 이 약을 주사한 뒤 10분도 안 돼 무슨 요일, 무슨 달인지를 알고 자신이 사는 주 이름도 대는 한편 산술기능도 훨씬 좋아지고 동물이름도 5가지나 말했다는 것이다.

그의 아내는 무슨 공상과학 이야기처럼 치매환자 남편이 옛날로 되돌아가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토비니크 박사는 2006년 경증 내지 중증 치매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6개월 동안 엔브렐을 주사하자 인지기능이 꾸준히 개선돼 이 번에 다시 임상시험을 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엔브렐 또는 이와 유사한 작용을 하는 약들은 치매환자의 특징적 증상인 독성 단백질 베타아밀로이드의 축적을 유발하는 염증을 차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비니크 박사는 뇌 면역체계의 중요한 요소인 종양괴사인자-알파(TNF)가 뇌의 신경충동 전달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치매환자는 TNF가 너무 많아 신경충동 전달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과잉 TNF를 억제하는 약인 엔브렐을 투여해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브렐의 화학성분인 에타너셉트는 여러 형태의 면역매개장애(immune-mediated disorder) 치료제로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으나 류머티즘관절염 등 적응증외 용도로 처방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