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ㆍ전공의협, 교섭에 합의

병협 이사회서 승인, 전공의노조 설립 유보될 듯

2004-09-02     김완배
대한병원협회(회장 유태전)와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김대성)가 서로 대표성을 인정하고 향후 수련환경 개선을 교섭을 벌인다는 내용의 합의가 추진되고 있어 그동안 수련병원들의 깊은 우려를 샀던 전공의노조 설립은 일단 유보될 것으로 보인다.

양 단체는 지금까지 총 6차례의 간담회를 거쳐 8월27일 마침내 전공의협의회측이 요구한 양해각서대신 합의서로 대체한다는데 합의한데 이어 병협이 2일 상임이사회에서 양단체간 잠정합의안을 수용하기로 의결, 전공의 수련환경와 처우개선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양 단체는 합의문에서 서로를 수련병원과 전공의를 대표하는 교섭단체로 인정하는 상황에서 협의를 통해 협약체결에 나선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전공의협의회를 노조를 대신한 노사교섭단체로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양 단체는 이에 따라 앞으로 전공의 수련환경과 후생복지 및 휴가휴무, 임금지급같은 처우개선에서부터 수련병원 평가제도 개발과 운영에 전공의 참여를 보장하고 각 수련병원 전공의협의회 운영에 협조하는 문제를 협의하게 된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처우개선은 물론 수련정책과 제도 운영에 전공의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앞으로 양 단체 회장간 조인식을 거쳐 정식으로 합의문이 작성되면 양 단체는 각각 교섭위원회를 설치, 운영해야 하며 병협의 경우 개별 수련병원으로부터 교섭권을 위임받는 절차를 거쳐야할 것으로 보인다. 양 단체에 설치될 교섭위원회는 양 단체를 대표하는 같은 수의 위원으로 구성되게 되며, 전공의협의회가 선임한 교섭위원은 교섭기간동안 파견근무로 인정돼 교섭에 따른 수련공백을 메꿀 수 있도록 배려했다.

양 단체의 합의로 전공의노조 설립으로 인한 수련병원과 전공의간의 대립이란 최악의 상황은 일단 모면한 것으로 평가된다. 양 단체는 또 이번 합의를 계기로 수련교육기관과 피교육자란 수직적 관계에서 서로 어깨를 나란히하는 수평적 관계에서 전공의 수련환경과 처우개선을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하게 됨으로써 상호 불필요한 소모전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김완배·kow@kha.or.kr>ㆍ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