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스테로이드제 처방률’ 심평원-의료계 신경전
의협, ‘의원 처방률 지나치다’ 지적에 정상 수준 반박
2004-11-18 전양근
문제의 발단은 심평원이 1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브리핑룸에서 ‘부신피질호르몬제 사용평가’ 설명회를 갖고 2분기 평가결과 감기 등에 효과가 특별히 입증되지 않아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데도 부신피질호르몬제 처방률이 종합전문요양기관은 4.73%인데 비해 의원은 9.32%로 높은 것을 지적하고 나섬으로서 비롯됐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 권용진 대변인과 신창록 보험이사는 "감기 단일 상병에 대한 스테로이드제 투약률 하나만 단순비교해 과잉 투약 의구심을 갖고 문제삼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9% 투약률은 비합리적인 수치가 아닌 정상적인 수준이라고 적극 소명했다.
특히 심평원은 올 2분기(4~6월) 3개월간 단 한 건이라도 부신피질호르몬제를 처방(감기 등 상기도 감염질환에)한 의원을 모두합할때 전체의원의 92%인 것을 통상적으로 처방하는 의원이 92%인 것으로 밝혔다가 나중에 위 내용(의원 처방률 구간별 현황)에 관한 추가자료를 제공 사안을 확대하려는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심평원 평가에선 또 요양기관간에도 이 약제 처방률이 큰 편차를 보여 가장 많이 쓰는 의원의 처방률이 97.04%인데 반해 전혀 처방하지 않는 의원도 전체의원 11,952군데 중 8%인 960곳이었는데, 요양기관 규모가 작을수록 각 기관의 사용에 변이(變異)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부신피질호르몬제 사용으로 빠른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일부 의사들의 주장도 있지만 감기 등에서 이 약제 처방을 많이하는 의원들이 처방을 전혀하지 않는 의원에 비해 오히려 환자의 평균 외래방문 횟수도 많고 투약기간도 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심평원은 밝혔다.
한편 부신피질호르몬제 사용 방법의 적정성 조사에선 이 약제가 주치료제인 천식질환에서는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흡입용 부신피질호르몬제 사용이 권장되었는데, 의원의 경우 흡입제 처방률은 29.7%에 그쳤고 오히려 경구제 처방률이 71.7%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의협 등 의료계는 감기환자에 대한 특정약제 처방 빈도를 단순 계량화해 부적절한 처방이라고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추가된 부신피질호르몬제 평가를 통해 심평원은 적합하지 않은 처방의 원인을 찾아내고 적정 사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관련 의학회 및 지역의사회와 긴밀히 협조하는 한편 부적절한 처방양상을 보이는 요양기관에 대해 종합관리제를 통해 계도하는 등 약물사용 적정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나 적정사용 기준을 놓고 의료계와 마찰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양근ㆍjyk@kh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