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피로 얼룩진 진료실…의협, "국가가 나서야"

세브란스 피습 다음 날 가평 동네 의원서도 60대 취객 흉기 난동 보안 인력 갖춘 대형병원도 뚫리는데 소수 인력 근무 의원 속수무책 잇따른 위협에 의료진 현장 이탈 우려…실효성 있는 근본 대책 촉구

2026-11-06     정윤식 기자

[병원신문=정윤식 기자]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가 이틀 사이 대학병원과 동네 의원에서 연이어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을 강력히 규탄, 국가 차원의 즉각적이고 근본적인 진료실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의협은 지난 11월 4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의사 피습 사건에 이어 경기도 가평의 한 의원에서도 흉기 위협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11월 6일 깊은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의협에 따르면 11월 5일 가평의 한 의원에서는 60대 남성이 증상이 낫지 않는다며 의사와 간호사에게 욕설을 퍼붓고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남성은 술에 취한 채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몰고 병원을 찾았으며, 제지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관에게까지 흉기를 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이틀 새 연달아 벌어진 두 사건이 대한민국 진료현장의 취약한 안전 실태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입장이다.

자체 보안 인력과 비상 경보장치를 갖춘 대형병원에서조차 흉기 난동을 막지 못하는 실정인데, 소수의 의료진만 근무하는 1차 의료기관인 동네 의원의 경우 폭력 무방비 상태에 놓여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진료 결과에 불만을 품고 흉기를 겨누는 일이 반복될 경우 그 피해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점도 명확히 한 의협이다.

의협은 “의료진이 생명의 위협 속에서 진료할 수밖에 없다면, 진료 중단과 위축에 따른 피해는 다른 환자들에게 이어진다”며 “이미 벼랑 끝에 선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현장에서 의료진마저 떠나게 될 경우 그 공백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의협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진료현장 보호를 위한 국가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브란스병원 사건 직후에도 사후 처벌 위주의 대응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던 의협은 연이은 난동 사건이 진료현장의 안전 확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임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안전한 진료환경 보장은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한 국가의 책무”라며 “정부는 진료현장을 지킬 근본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협은 이어 “충격과 상심에 빠져있을 의료진이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길 기원한다”며 “의료진과 환자 모두 안심할 수 있는 진료환경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