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급까지 환자 사망사고 보고 의무 확대 추진
이소희 의원, 환자기본법 개정안·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 대표 발의 환자정책 전담조직 설치…의료사고 피해자 손해배상금 대불제도 존치
의원급까지 환자 사망사고 보고 의무화하고 환자정책 전담조직 설치, 의료사고 피해자 손해배상금 대불제도 존치 등을 골자로 한 ‘환자안전 3법’이 국회에 제출됐다.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환자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고 11월 3일 밝혔다.
이 의원은 발의한 개정안들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확인한 제도의 빈틈을 메우기 위한 후속 입법이라며 환자와 유가족이 겪은 피해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하고 사고 파악부터 재발 방지, 피해 구제까지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데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현행 환자안전법은 법에서 정한 중대한 환자안전사고의 보고 의무를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과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만 부과하고 있다.
환자안전법의 내용을 통합해 2027년 4월 29일 시행되는 환자기본법도 보고 의무를 일정 규모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에 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환자가 숨져도 보고 의무가 없다.
이에 환자기본법 개정안은 환자가 사망한 환자안전사고는 사고 유형이나 의료기관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의료기관이 보고하도록 했다. 의무보고 대상 병원도 잘못된 수술·투약 등 법에 정한 유형의 사망사고만 보고하면 된다. 사망에 이르지 않은 중대한 사고는 지금처럼 일정 규모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만 보고하도록 해 의료현장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또한 보건복지부에 환자정책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을 반드시 두도록 법제화했다. 전담조직은 환자안전사고 보고·조사 자료의 분석과 활용, 환자정책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의 수립·시행 총괄, 중앙·지역 환자안전센터의 지정과 지원 등을 맡는다. 정부 차원의 환자안전 컨트롤타워를 법률로 세우려는 것이다.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은 의료사고 피해자의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를 존치하는 내용이다. 대불제도는 조정·중재나 법원 판결로 배상이 확정됐는데도 피해자가 배상금을 받지 못하면, 피해자의 청구에 따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심사를 거쳐 먼저 지급하고 배상 책임이 있는 의료기관 등에 구상하는 제도다. 올해 5월 31일까지 120건에 64억 8,449만원이 지급됐다. 이 가운데 87건, 37억원은 의원·치과의원에서 난 사고였다.
2027년 5월 27일 시행되는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은 의료기관 개설자의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면서 대불제도를 폐지하도록 했다. 그러나 책임보험 미가입에 대한 제재수단은 부재한 상황이며, 가입 의무 대상의 범위도 대통령령에 맡겨져 있어 아직 미정이다. 의료기관의 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피해자의 배상이 달라질 수 있으며, 대불제도가 사라진 뒤에는 피해자를 지원할 장치가 남지 않는다.
개정법은 시행 전에 대불을 청구한 사건에만 종전 규정을 적용한다. 시행 전에 사고를 당했더라도 소송이 길어져 시행 이후에야 배상액이 확정되면 대불을 청구할 수 없다.
개정안은 책임보험과 대불제도를 함께 운영해, 보험과 의료기관 어디에서도 배상금을 받지 못한 피해자가 대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개정법 시행 전에 사고를 당한 피해자도 시행 이후 대불을 청구할 수 있다.
이 의원은 “상급병원에서 난 사망사고나 동네 의원에서 난 사망사고나 환자와 가족에게는 똑같이 중대한 사고”라며 “15만 건을 쌓아 두고도 반복되는 위험을 찾지 못한다면 그것은 안전 시스템이 아니라 보고 시스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불제도는 책임보험과 겹치는 중복 장치가 아니라, 배상의무자에게 돈이 없어 피해자가 배상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막는 마지막 안전망”이라며 “의료인을 위한 형사특례를 확대하면서 환자를 위한 안전망부터 없애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를 알아야 막을 수 있고, 막지 못했다면 구제해야 한다”며 “국정감사에서 확인한 빈틈을 법으로 메우고, 정부가 약속한 개선이 실제로 이행되는지 끝까지 감시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