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F] 의료 AI의 실질적 성과 창출
(주제 발표2) 기대를 넘어 실제 의료 현장의 변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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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병원협회(회장 유경하)와 국제병원연맹(International Hospital Federation, IHF)가 10월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코엑스 마곡 컨벤션센터에서 공동 주최한 ‘제49차 IHF 세계병원대회(World Hospital Congress)’의 두 번째 주제 발표에서는 의료 관리 및 서비스 제공에 있어 AI 도입의 현실을 살펴보았다. 이번 세션의 제목은 '의료 AI의 실질적 성과 창출(기대를 넘어 실제 의료 현장의 변화로)'로 David Entwistle Stanford Health Care President and CEO가 좌장을 맡았다. 패널에는 최인영 교수(가톨릭의료원), Marc Boom Houston Methodist President and CEO, Serena Wee Icon Soc Pte. Ltd. CEO가 참여했다. 이번 세션에서는 병원이 실험 단계를 넘어 의미 있고 측정 가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방법을 심도 있게 다뤘으며, 오늘날 의료 시스템 전반에서 AI가 진정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분야를 밝혀내고자 힘을 모았다. |
[좌장]David Entwistle Stanford Health Care President and CEO
오늘 주제발표2 세션에서는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을 단순한 기대감(Hype)을 넘어 실제로 현장에 어떻게 구현하고, 눈에 보이는 임상적 영향(Impact)을 창출할 것인지에 대해 다루고자 합니다. 오늘 참석한 패널들은 각 기관에서 실시간으로 실제로 운영 중인 사례와 경험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최근 어디를 가든 AI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습니다. 오늘 세션을 통해 실제 각 기관에서 일어나는 일과 과제를 나누고, 저희가 들인 비용과 노력, 결과들이 여러분께 새로운 아이디어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우선 스탠퍼드 헬스케어(Stanford Health Care)의 현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저희 환경에서는 약 100여 개의 라이브(live and active) AI 도구가 작동 중입니다. 그 범위는 매우 다양합니다. CT 영상 신속 판독, 받은 편지함(Inbox) 임상 기록 초안 작성, 환자 피드백 응답 처리, 그리고 환자가 스스로 깨닫기도 전에 특정 질환 상태를 예측하는 기능까지 포함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도구들을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AI를 통한 '가치'의 정의는 각자의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비용 절감일 수도 있고, 환자 문의에 대한 신속한 대응일 수도 있으며, 보유한 전자의무기록(EMR)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CFO들은 ROI(투자 자본 수익률)에 집중하지만, 진정한 과제는 이러한 도구들이 의사들의 인지적 부담(Cognitive Burden)을 어떻게 줄여줄 것인가에 있습니다.
스탠퍼드의 대표적인 구체적 사례로 'Chat EHR' 또는 'Chatter'라는 도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는 수년간 모인 EMR 데이터 속에서 유용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추려내기 위해 개발된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반 도구입니다. 에픽(Epic) 쿼리를 활용해 내부 환자 기록을 처리하며, 진료에 필요한 핵심 임상 정보를 매우 신속하게 제공합니다. 이 시스템은 데이터를 요약하여 진료를 가속화하고 교수진, 의료진, 간호사의 행정 부담을 덜어주며, 특화된 치료나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환자를 정확히 식별해 냅니다. 특히 장기 이용 환자의 경우 테라바이트 수준의 정보가 유입되는데, 이를 임상의가 일일이 검토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Chatter 도입을 통해 거둔 주요 성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원내 전원(Internal Transfer) 속도 향상: 전원에 필요한 모든 문서를 AI가 자동 검토하여 기존 5일이 걸리던 전원 소요 시간을 2일로 단축시켰으며, 2명의 정규직(FTE) 인력 절감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외과 수술 대상자 자동 식별: 병원 외과 서비스 대상 환자를 자동으로 평가 및 식별합니다. 기존에는 집도의와 관계자가 검토하는 데 약 1시간이 소요되었으나, 이를 자동화하여 환자당 1시간을 절약했습니다. 현재까지 약 1,600명의 환자가 등록되었습니다.
▲이식(Transplant) 장기 평가 자동화: 매주 유입되는 약 170건의 기증자 장기 제안(Organ Offers) 차트를 자동화 시스템으로 평가 및 판독하여, 우리 기관에 적합한 장기인지 여부를 빠르게 파악합니다.
▲임상 요약 생성: 영상 판독 요청 시 시스템이 차트 요약을 미리 생성해 둠으로써 수작업 과정을 대폭 줄였습니다.
이 모든 것은 현재도 진행 중인 과정(Work in progress)이며, 가치 창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패널 1] 최인영 가톨릭의료원 교수
우리 기관이 어떻게 인간 중심의 AI 헬스케어 네트워크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세 가지 주요 과제 해결 사례를 통해 말씀드리겠습니다.
1. 켈플러스(Kelplus) -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용 AI 챗봇
퇴원 후 회복을 지원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들을 위한 전용 AI 챗봇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 환자들에게는 식이요법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환자들은 "라면을 먹어도 될까요?"와 같이 일상적이지만 필요한 질문을 하고 싶어도 병원에 직접 연락하기는 어렵습니다. 켈플러스의 AI 챗봇은 일반 상용 챗봇과 달리 병원에서 공식 승인한 가이드라인만을 활용하여 집에서도 안전하고 정확한 맞춤형 영양 상담과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2. 핑크 메이(Pink May) - 유방암 환자 림프부종 예방 에이전틱 AI
유방암 수술(특히 액와 림프절 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은 림프부종으로 인해 팔을 쓰지 못하게 될까 봐 큰 불안을 느낍니다. 에이전틱 AI(Agentic AI) 솔루션인 '핑크 메이'는 수술 후 환자의 체수분량, 불편감, 부기 등의 데이터를 기기와 설문조사를 통해 수집합니다. AI가 림프부종의 초기 증상을 감지하면 환자에게 자가 관리법을 안내하거나 조기 병원 방문을 권유하며, 담당 의사에게 즉시 알림(Alert)을 보내 합병증을 선제적으로 예방합니다.
3. 블루메이트(Blumate) - 신장암 수술 후 관리 에이전틱 AI
신장암 수술 후 관리를 받는 환자들은 투석 위험 및 과도한 나트륨 섭취로 인한 크레아티닌(Creatinine) 수치 상승, 부종 등의 문제를 겪기 쉽습니다. 블루메이트는 환자의 체중, 식단, 수화 상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나트륨 섭취를 줄이도록 맞춤형 코칭을 제공합니다. 만성콩팥병(CKD)의 초기 증상을 감지할 뿐만 아니라, 필요시 의사에게 크레아티닌 검사를 먼저 시행하도록 알림을 보내 합병증 발생을 조기에 차단합니다.
[패널 2] Marc Boom Houston Methodist President and CEO
Houston Methodist는 텍사스주 최대 병원 시스템으로, 2만 6,000㎢ 면적에 걸쳐 8개 병원(1,100만 평방피트 규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8개월 전에는 전 병실이 스마트룸으로 구성된 스마트 병원을 개원하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기술과 AI에 매우 적극적으로 투자해 왔습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핵심은 ‘AI 역시 하나의 기술(Technology)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계획과 명확한 목적이 없다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하드웨어만 잔뜩 구축하게 되거나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모든 기술 및 AI 도입 시 두 가지 상위 원칙과 네 가지 AI 세부 원칙을 고수합니다.
▲상위 원칙 1: 기술은 우리가 환자의 필요에 집요하게(Obsessively) 집중할 수 있도록 존재한다.
▲상위 원칙 2: 기술은 임상진과 직원들이 허드렛일(Drudgery)을 덜고, 헬스케어에서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본연의 인간적인 부분에 집중하도록 도와야 한다.
▲AI 4대 원칙:
- 인간이 항상 루프 안에(Human in the loop) 존재해야 한다.
- 환자에게 가치를 더하는 실용적인 솔루션을 우선시한다.
- 책임감 있고 윤리적으로 구현하며,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협력한다.
- 가만히 앉아서 피치를 받는 것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문제를 먼저 정의하고 이에 맞는 최적의 벤더/파트너 5곳을 찾아 선제적으로 해결한다.
저희의 AI 적용 분야는 크게 임상 인력 역량 강화, 운영 탁월성, 진단 정밀도, 환자 및 직원 경험의 네 가지 범주로 나뉩니다. 주요 적용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가상 에이전트 '조이(Zoi)' - 환자 접근성(Patient Access) 혁신
코로나19 당시 폭증하는 백신 및 진료 문의 전화를 처리하기 위해 시작된 솔루션이 발전하여 현재는 연간 약 1,000만 건의 통화를 처리하는 가상 에이전트 '조이'가 되었습니다. 조이는 처방전 리필, 예약 확인·취소·변경, 진료 의뢰 아웃리치 등을 지원합니다.
기존에는 의사 4명당 전화 및 통신 담당 인력 1명이 필요했으나, 조이 도입 이후 1명이 의사 10명 분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환자들의 반응은 다양하지만, 중요한 것은 수용 준비도에 따라 인공지능 통화와 사람과의 통화 중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Optionality)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2. AI 기반 수술실(OR) 활성 관리 시스템
모든 병실과 수술실에 설치된 카메라와 음성 인식 AI를 결합한 시스템입니다. 수술실 내 발생하는 상황을 AI가 스스로 파악하여 수술 기록에 데이터를 자동 입력합니다. 이를 통해 간호사나 스크럽 테크가 수술 시작 시간이나 일련의 과정을 일일이 수동 기록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또한 환자 가족에게 "현재 수술 중이며 A 의사 집도 하에 마무리가 진행 중이다"와 같은 상황을 자동으로 문자 통보합니다. 나아가 예측 모델링을 통해 수술실 운영 수용력을 최적화하고 상당한 효율성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패널 3] Serena WeeIcon Soc Pte. Ltd. CEO
AI는 단순히 기술이 존재한다고 해서 도입해서는 안 되며, 임상진이 주도하여 현장의 실제적인 공백(Gaps)—접근성 제한, 전문성 부족, 숙련 인력의 시간 낭비—을 해결하는 데 쓰여야 합니다. 방사선 치료 분야에서 AI가 기여하는 실질적 사례를 공유하겠습니다.
방사선 치료는 단순히 선형가속기(Linac) 장비를 설치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종양을 정확히 식별하고 장기를 보호하는 고도의 개별화된 치료 계획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방사선 종양학자, 치료사, 물리학자, 간호사 등 숙련된 전문 인력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문성은 대부분 대도시나 대형 암 센터에 집중되어 있으며, 지역 사회나 소외 지역 환자들은 긴 이동 시간과 대기 시간을 감당해야 합니다.
실제로 아시아 태평양 전역에서 환자 수요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선형가속기는 단 43.9%에 불과하며, 저개발 지역은 상태가 더 심각합니다. 단순히 장비 인프라만 늘리는 것은 해답이 아니며, 전문적 전문성(Specialist Expertise)을 환자가 있는 곳으로 이동시키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AI 보조 윤곽 설정('AutoContour') 및 원격 치료 계획
- 작동 방식: 환자는 지역 센터에서 스캔과 치료를 받습니다. 지역 팀이 영상 촬영을 완료하면 AI가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 및 보호해야 할 장기의 외곽선을 그리는 '윤곽 설정(Contouring)' 작업을 자동 수행합니다. 임상진은 AI의 첫 결과물을 바탕으로 해석, 조정, 최종 승인만을 담당합니다.
- 효과: 전통적으로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던 반복 드로잉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줍니다. 아이콘 온콜로지 그룹 내 적격 환자의 96% 이상에 'AutoContour'가 적용되고 있으며, 환자당 약 20분의 시간을 절약합니다. 호주, 뉴질랜드, 아세안, 영국 등 38개 센터에서 40,000건 이상의 작업을 완료하여 총 8,500시간 이상의 임상 작업을 단축했습니다. 이는 약 4명의 FTE 인력 절감 효과에 해당합니다.
- 원격 치료 계획(Remote Therapy Planning): 원격지에 있는 연결된 전문 팀이 AI가 생성한 윤곽과 환자 정보에 접근하여 전체 치료 계획을 수립하고 품질 보증(QA)을 수행한 뒤 지역 센터로 전달합니다. 이 통합 모델을 통해 계획 최종 확정 속도를 66% 단축했습니다.
- 발리 인터내셔널 병원(Bali International Hospital) 파일럿: 인도네시아 최초 헬스케어 특례경제구역 내 암 센터에서 AI 윤곽 설정과 원격 전문가 계획을 결합한 실용적 파일럿을 운영 중입니다. 단기적 서비스 제공에 그치지 않고 교육과 프로토콜 공유를 통해 지역 역량을 구축하고 있으며, 향후 아세안 전역으로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AI가 가져다주는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시간 절약에 그치지 않고, 확보된 시간을 통해 임상진이 환자와의 소통, 복잡한 의사결정, 정위적 방사선 치료 등 고도화된 역량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 있습니다.
[패널토의]
Q. 최근 스탠퍼드 등 주요 기관에서 임상가들의 인지적 부담이 심각합니다. 의료 AI 도입이 이토록 급박해진 근본적 이유는 무엇인가요?
■ Marc Boom :
현대 의학의 역사 동안 기술은 업무를 쉽게 만들기보다 의사·간호사의 부담을 오히려 늘려왔습니다. 제가 가진 두 가지 핵심 원칙은 △환자에 대한 집요한 집중 △임상가가 환자와 다시 깊이 연결되도록 돕고 의료 현장에 기쁨을 찾는 것입니다. 환자를 제대로 케어하려면 의료진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AI는 이 인지적·행정적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여줄 핵심 도구입니다.
■ Serena Wee :
문서 작성과 행정 업무를 AI로 덜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의료를 하는 근본 목적인 '환자에게 쏟는 시간'을 의료진에게 다시 되찾아주는 핵심 열쇠입니다.
Q. 다가오는 인구 구조의 변화가 의료 AI 도입과 어떤 연관이 있나요?
■ Marc Boom :
미국의 향후 25년을 보면 은퇴 연령(65세) 미만의 경제활동 인구는 단 4% 증가하는 반면, 65세 이상은 42~44% 증가하고, 85세 이상 초고령층은 168% 폭증합니다. 노동 인구 4% 증가로 168% 늘어난 고령 환자를 케어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의료 인력을 무한정 늘릴 수 없기 때문에,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구조 전체를 재설계(Redesign Work)하고 행정 업무를 대체하여 인적 자원을 환자 케어 최전선으로 재배치해야만 시스템 붕괴를 막을 수 있습니다.
Q. 현재 실제 임상 현장에서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AI 기술은 무엇인가요?
■ Marc Boom :
현재 최고의 가치를 내는 것은 단연 '앰비언트 스크라이빙(Ambient Scribing, 주변 청취형 자동 문서화)'입니다. 외래 진료실에서 AI가 대화를 듣고 차트를 자동 작성해 주면서 일차진료 현장의 번아웃과 이직률이 크게 줄었습니다. 저희 병원은 미국 최초로 입원 병동 간호사의 차팅을 돕는 앰비언트 기술도 시범 도입 중인데, 간호사가 타이핑 대신 환자 병상 곁에서 인간적인 돌봄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줍니다.
■ Serena Wee :
방사선 치료 분야에서 AI를 통한 자동 윤곽 지정(Auto-contouring) 및 치료 계획 수립을 광범위하게 사용 중입니다. 싱가포르 의사가 인도네시아 환자를 진료하는 등 국경을 넘나드는 의료 서비스와 의료진의 음성 녹취(Scribing)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 최인영 :
한국의 경우 중환자실(ICU)이나 응급실의 '환자 모니터링 AI 솔루션'이 가장 빠르게 안착하고 있습니다. 이 솔루션들은 건강보험 수가(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가 적용이 되지 않는 AI는 병원이 거대한 인프라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하므로 도입 결정이 매우 어렵습니다.
Q. AI를 기관 전반으로 확장(Scaling)할 때 마주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인가요?
■ Marc Boom :
인간의 변화 저항과 일자리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내가 AI 구축을 도왔다가 결국 내가 해고당하는 것 아닌가?"라는 개인적 두려움이 큽니다. 과거 수술실 내 음성 녹음/카메라 설치 시 의사들이 반발했던 사례는 1960~70년대 항공기 조종석 블랙박스 도입 당시 조종사들의 반발과 똑같았습니다. "왜 이 변화가 필요한지(Why)"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변화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 Serena Wee :
기존 레거시 EMR과의 연동 문제와 사이버 보안/개인정보 보호법(PDPA) 준수 이슈가 가장 큰 기술적 장벽입니다.
■ 최인영 :
한국 특유의 EMR 연동 한계입니다. 한국 병원들은 SNOMED CT 같은 국제 표준 용어나 HL7 포맷을 보편적으로 쓰지 않아, AI 솔루션을 도입할 때마다 별도의 연동 프로그램을 새로 개발해야 합니다. 또한 솔루션 구매비 외에 GPU, 서버, 네트워크 인프라 비용이 막대하여 병원 경영진에게 큰 부담이 됩니다.
Q. 기대에 미치지 못했거나 실패했던 AI 도입 사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Marc Boom :
가장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응급실(ER) 최적화 및 환자 수 급증 예측 AI'를 도입했다가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이나 실패(Kill)했습니다. 응급실 변수가 너무 복잡해 작동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효과가 없는 프로젝트는 과감히 중단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Q. AI 도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병원 조직이 갖추어야 할 전략과 역량은 무엇인가요?
■ Marc Boom :
① AI 부서를 별도로 떼어놓지 않고 운영 현장에 다학제 팀으로 밀착(Clinician-led)시켜 현업이 소유권을 갖게 해야 합니다.
② CMIO가 주도하고 이사회 감사위원회까지 보고되는 'AI 거버넌스 위원회'를 두어 안전성과 윤리성을 통제해야 합니다.
③ 파일럿만 지루하게 반복하지 말고, 성공한 파일럿은 전사적(System-wide)으로 즉시 구현해야 합니다.
■ Serena Wee :
기술에만 집중하지 말고 환자 경험의 공백이 어디에 있는지 전체 여정을 바라보아야 하며, 전사가 이 변화 여정에 함께하도록 설득해야 합니다.
■ 최인영 :
기술 개발 전에 의료진/실제 사용자와의 충분한 소통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기술자 입장에서 잘 만들었다고 생각해도 실제 의사들은 EMR 미연동이나 UI 불편을 이유로 거부합니다. 개발 전 데이터 표준화와 목적 정의가 필수적입니다.
Q. 환자가 챗봇 진단 결과를 들고 내원하거나, AI 의존으로 인한 의료진의 '탈숙련화(Deskilling)'가 우려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 Serena Wee :
환자가 "챗GPT 말이 맞으니 선생님도 똑똑하시네요"라고 하는 시대입니다. AI가 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므로, 결국 의사와 환자 간의 인간적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Marc Boom :
환자의 챗봇 활용을 배척할 필요가 없으며 '공존(AND)'해야 합니다. 다만 의사는 정확한 쿼리를 던질 줄 알지만 환자는 그렇지 못하므로, 의사가 AI를 자문 도구로 활용하며 환자와 더블체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신뢰를 줍니다.
탈숙련화 방지를 위해서는 젊은 의사들이 AI에 무작정 답을 구하기 전 "나라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한 뒤 AI를 검증 도구로 쓰는 '교육적 의도성'을 가져야 합니다.
■ 최인영 :
환자가 챗봇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호기심입니다. 이를 무시하지 말고 빅테크 기업들과 의료계가 협력하여 챗봇이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답변을 제공하도록 표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Q. AI 도입으로 절약된 가치는 결국 환자에게 어떻게 환원되며, 향후 24개월 내에 일상화(Routine)될 AI 기술은 무엇인가요?
■ David Entwistle :
스탠퍼드에서 환자 49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환자들의 가장 큰 바람은 "AI가 의사의 시간을 덜어주어 우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주는 것"이었습니다. AI는 진료실의 인간성을 회복시키는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 Serena Wee :
직원과 임상가의 시간을 되찾아 환자에게 더 많은 시간을 쏟고 품질 관리(QA)와 고도화된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 환자 환원의 본질입니다. 향후 24개월 내에는 의사와 간호사를 위한 AI 스크라이브(음성 녹취)가 일상화될 것입니다.
■ Marc Boom :
인건비가 60%를 차지하는 의료 구조에서 AI를 통한 효율성은 결국 의료비 인상 압박을 완화해 환자에게 환원됩니다. 향후 24개월 내에 '앰비언트 리스닝 스크라이빙'은 모든 병원이 기본으로 갖추어야 할 표준(Table Stakes)이 될 것입니다.
■ 최인영 :
음성 녹취 AI가 절약해 준 시간은 환자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며, 2년 내 앰비언트 스크라이빙의 보편화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정리 : 박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