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F]‘K-병원’의 현재에서 세계 병원계의 미래를 그리다
제49차 IHF 세계병원대회 개막…19년 만에 대한민국 서울에서 열려 90개국에서 2,000여 명 참여…대한병원협회·국제병원연맹 공동 개최 의료 AI, 환자안전, 병원 경영혁신 등 미래 병원 방향 한눈에 확인 세계바이오서밋과 연계…‘AI 헬스케어 서울선언문’ 발표 예정돼 있어
[병원신문=정윤식 기자] 전 세계 병원계 리더들이 대한민국 서울에 모여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의료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병원 운영과 환자 중심 의료의 미래를 ‘K-병원’들과 논의하는 국제 협력의 장이 화려한 막을 올렸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유경하)와 국제병원연맹(International Hospital Federation, IHF)가 공동 주최하는 ‘제49차 IHF 세계병원대회(World Hospital Congress)’가 10월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코엑스 마곡 컨벤션센터에서 4일간의 본대회 일정에 돌입했다.
이번 세계병원대회는 2007년 제35차 대회 이후 19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국제 행사로, 세계 각국의 병원장을 비롯해 보건의료 정책 관계자 및 의료 전문가 등이 참여해 글로벌 의료 현장의 혁신 경험과 정책적 과제를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는 전 세계 약 90개국에서 2,000여 명의 병원 및 보건의료 관계자가 참가, 역대 최다 국가에서 최대 인원이 모였다.
대회의 주제는 ‘Global Learning, Local Action for Every Patient(글로벌 경험을 지역의 실천으로, 모든 환자를 위해)’인데, 세계 병원계가 축적한 경험과 혁신 사례를 각국의 의료 현장에 접목할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환자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증가, 의료인력 부족, AI 기반 디지털 전환 등 세계 병원계가 공통으로 직면한 과제에 대해 다양한 국가의 경험과 대응 전략을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환자가 항상 기술의 중심에 있어야”…세계 병원계 협력·혁신 강조
10월 20일 코엑스 마곡 컨벤션센터 4층 르웨스트홀에서 열린 공식 개회식은 이왕준 제49차 IHF 세계병원대회 대회장이자 IHF 차기 회장의 오프닝을 시작으로 Henry Gallardo IHF 회장의 개회사, 유경하 대한병원협회 회장의 환영사,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이왕준 대회장은 개막 메시지에서 19년 만에 서울에서 다시 개최된 세계병원대회의 의미를 강조하며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기술혁명 속에서 병원인들의 책임 있는 의사결정과 국제 협력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왕준 대회장은 “인공지능은 의심할 여지 없이 의료 분야를 변화시키겠지만, 기술만으로는 병원의 미래를 결정할 수 없다”며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공정한 방법으로 신기술을 사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회장은 이어 “IHF가 단순한 국제교류의 장을 넘어 세계 병원계의 공통 과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인 협력 체계로 발전해야 한다”며 “전 세계 병원들이 서로 배우고, 협력하고, 공동의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라고 부언했다.
Henry Gallardo IHF 회장은 고령화, 의료 인력 부족, 재정적 제약, 기술 변화 등 세계 각국 병원이 공통으로 직면한 과제를 언급하며 성공뿐 아니라 실패의 경험까지 공유하는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Henry Gallardo 회장은 “제49차 IHF 세계병원대회 현장에서 이뤄지는 솔직한 대화와 성공적인 사례 공유, 실질적인 혁신·협력의 성과 등이 실제 의료 현장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각 국가의 병원으로 돌아가서 즉시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아이디어를 최소 한 가지씩 얻어 가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유경하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환영사에서 의료 AI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기술혁신의 궁극적인 목적은 환자 중심 의료의 실현이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유경하 회장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한 가지 원칙은 반드시 변하면 안 되는데, 바로 환자가 항상 의료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AI가 임상 결정을 지원하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지언정 환자 개개인의 삶과 존엄성에 대한 인간의 이해·공감·신뢰·존중을 대체할 수 없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그간 한국 의료가 발전을 거듭했으나 의료 인력 부족, 지역 간 격차, 필수의료 접근성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존재한다며 국제 병원계와의 협력 확대 의지를 밝힌 유 회장이다.
그는 “대한병원협회가 이번 대회를 개최하게 돼 영광”이라며 “IHF 및 전 세계 의료기관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도 개회식에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이형훈 차관은 고령화, 지역 간 의료격차, 의료비 상승 등 전 세계 보건의료체계가 직면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필수의료 강화 계획과 의료 AI의 활용 가능성을 공유했다.
이 차관은 “대한민국 정부는 세계적인 변화에 대응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의료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AI와 의료 데이터를 활용하면 환자 치료의 질을 향상하고 효율성과 효과성을 갖춘 의료 서비스를 인구 집단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가마다 의료체계는 다르지만,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 향상을 비롯해 지속가능성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위해 국경을 초월한 국제 협력의 장이 마련되길 바란다”라고 기대했다.
이 외에도 제49차 IHF 세계병원대회 개최를 축하하기 위해 △Ronald Lavater 사무총장 △Muna Tahlak IHF 전 회장 △Deborah Bowen 전 회장 △Jaroslaw Fedorowski 감사 △Lucie Blancpain IHF COO △Carrie Owen Plietz Kaiser Permanente Group Senior Vice President △Jonathan Perlin Commission President and CEO △James Merlino JCI EVP △Nicola Pinelli 이탈리아병원협회 Director △Giuseppe Quintavalle 이탈리아병원협회 President △Amb Emilia Gatto 주한 이탈리아대사 △Mishal Julfar Dubai Corporation of Ambulance Services CEO △Skimantas Krunkaitis 리투아니아 보건부 차관 △Ching-Feng Lin 대만보건복지부 CEO △이경은 Congress 학술공동위원장 △구자성 대한병원협회 사업위원장 등 수 많은 내·외 귀빈이 행사장을 찾았다.
또한 개회식 직후 Hon Pak 삼성전자 디지털헬스 총괄 부사장이 ‘AI는 어떻게 의료를 일상생활로 확장할까’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서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의료 AI부터 병원 경영혁신까지…글로벌 보건의료 의제 총망라
이번 세계병원대회에서는 의료 AI의 실질적인 성과와 책임 있는 활용을 비롯해 환자 중심 의료, 병원 리더십과 경영혁신, 지속가능한 의료,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전체 대회 기간 60여 개 학술세션을 통해 각국 병원들이 의료현장에서 경험한 혁신 사례와 정책적 대응 방안을 공유하고, 변화하는 보건의료 환경에 적합한 미래 병원 운영 전략을 논의할 방침이다.
특히 AI가 단순한 기술적 가능성을 넘어 진료의 질, 환자 안전, 의료진 업무 환경, 병원 운영 효율성 등에 어떠한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가 핵심적인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10월 20일 오전에는 ‘실제 사례로 살펴보는 지속 가능한 의료(환자와 의료 인력의 병원 내 여정)’을 주제로 첫 번째 주제 발표가 진행된다.
이와 함께 △한국 의료의 발전과 미래 전환 △데이터 및 AI 기반 의사결정 △의료 접근성 강화 △병원 리더십 △의료서비스 혁신 등을 다루는 다양한 학술 세션이 전 세계 병원 및 보건의료 관계자를 맞이한다.
10월 21일에는 ‘의료 AI의 실질적 성과 창출’이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를 통해 의료 현장에서 AI를 도입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성과와 과제가 공유된다.
이 밖에도 대회 기간 국내 주요 병원과 헬스케어 기업들이 참여하는 전시관이 운영되며, 해외 참가자들이 한국의 병원 운영 시스템과 의료기술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의료기관 방문 프로그램도 실시된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서울아산병원, 차의과대학교 차병원 난임센터, 차움 라이프센터, 세종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부민 프레스티지 라이프케어 마곡,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이화여자대학교 서울병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명지병원, 국립암센터,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K-의료’를 대표하는 15개 의료기관이 참여한다.
‘세계바이오서밋’과 연계한 ‘AI 헬스케어 서울선언문’ 발표 예정
올해 행사에서 주목할 또 다른 부분은 ‘세계병원대회’와 ‘2026 세계바이오서밋’의 연계다.
세계바이오서밋은 10월 21일과 22일 양 일간 같은 장소에서 개최되는데, 대한민국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 주최한다.
특히, 10월 21일에는 세계병원대회와 세계바이오서밋을 연계한 ‘AI 헬스케어 서울선언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AI 헬스케어 서울선언문’은 WHO, 보건복지부, IHF, 대한병원협회 등 국제기구와 보건의료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의료 AI의 책임 있는 활용과 지속 가능한 의료 혁신을 위한 공동 원칙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선언문 구성은 △의료 AI의 책임 있는 활용과 위험 관리 △기술·산업·데이터 및 투자 기반 구축 △글로벌 협력과 보건 안보 강화 △이행 및 후속 조치 등으로 구성된다.
실제로 대한병원협회는 선언문 발표를 계기로 가칭 ‘글로벌(IHF) AI 헬스케어 리더십 센터’ 설립을 비롯한 후속 실행 체계 구축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단순히 AI 기술을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의료 현장의 특성과 환자 안전을 고려한 책임 있는 AI 도입을 위해 국제 병원계가 어떠한 공동 기준과 협력 체계를 마련해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다.
한편, 10월 21일에는 ‘IHF Awards’ 시상식이 열린다.
2015년부터 시작된 ‘IHF Awards’는 혁신, 리더십, 영향력을 평가하는 세계적인 기준으로 자리매김하며 전 세계 의료기관의 우수한 성과를 널리 소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올해는 750건 이상의 지원서가 접수됐으며, 8개 부문에서 총 59개 기관 및 프로젝트가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각 부문에서는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둔 사례에 대해 Gold, Silver, Bronze Award와 Honourable Mention이 수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