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필수의료 병원엔 가업상속공제 적용해야”

문진석 의원, 재정경제부 국감에서 병원 ‘가업상속공제’ 제외 지적 이형일 부총리, 지역필수의료 관련된 부분 더 검토…소위에서 의견 개진

2026-10-06     오민호 기자
왼쪽부터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

“최소한 필수의료 병원에 대해서는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은 10월 6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 가업상속공제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병원의 가업상속공제 제외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앞서 정부는 8월 4일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을 한국표준사업분류 세세분류 기준으로 법률에 명시하고 가업의 정의와 가업상속공제심사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한 바 있다.

문제는 오히려 개정안이 강조하는 ‘전문기술·경영상 노하우 승계’에 가장 부합하는 업종인 병원이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문진석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가업상속공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원래는 공제대상에 포함됐던 병원이 개편안에서 제외돼, 자칫 우리 동네에 필수의료 병원이 문을 닫게 되는 건 아닌지 불안해하는 시민들이 많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는 전문 자격증을 보유한 직종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이라 보기 어렵다고 얘기하지만, 정부가 말하는 변호사, 세무사같은 직종과 병원, 특히 필수의료 병원은 이와는 결이 많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특히 국회가 ‘필수의료 강화 지연 및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정부도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정작 가업상속공제에서 병원을 제외한다면 제도의 정합성에 모순이 생긴다며 최소한 필수의료 병원에 대해서는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하는 적절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조금 더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지난번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도 동일한 질의를 주셨지만 그때도 지역필수의료 관련된 부분은 조금 더 검토해 보겠다고 말씀드렸다”며 “11월 관련 소위가 열리면 그 때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조승래 재정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세제와 관련된 질의가 많은데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부분을 토대로 하여 11월 본격적으로 세법을 심사할 때 재경부가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병원협회는 지난 8월 11일 재정경제부와 보건복지부, 국회에 제출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의견서’를 통해 병원을 마트나 주차장업, 창고업 등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개정안이 제외 대상으로 삼은 업종은 부동산 등 자산 보유 자체가 수익의 원천이 되거나 자산 이전을 통한 상속세 회피 우려가 있는 업종이라는 것이 정부의 개편 취지나, 병원은 의료법상 의사 등 법정 개설 주체만 운영할 수 있고 상속인이 의사면허를 갖고 직접 진료와 경영에 참여하지 않으면 승계 자체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병원은 자유로운 양도·전매도 제한되고 의료장비와 특수설비 등은 다른 용도로 전환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단순히 자산을 물려받는 방식의 편법 상속 우려가 낮다는 것이 병원협회의 주장이다.

오히려 병원은 개정안에서 강화한 사후관리 요건을 안정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업종이라는 점을 강조한 병원협회다.

개정안은 가업 유지기간 10년, 근로자 수 및 총급여액 90% 이상 유지, 가업용 자산 40% 이상 처분 제한, 상속인의 가업 종사 의무 등을 담고 있는데 병원은 상속인이 의사로서 직접 진료에 종사하고 인력을 유지하지 않으면 운영 자체가 어려운 만큼 제도의 취지와 부합한다는 것이다.

특히 병원협회는 지방 중소병원의 승계 단절이 지역의료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개인 개설 병원은 상속 과정에서 최고 50%의 상속세율이 적용될 수 있는데 지방 중소병원은 토지·건물·의료장비 등 비유동자산 비중이 높아 세금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

지역에서는 병원을 인수할 수요도 충분하지 않다. 결국 매각이나 폐업으로 이어질 경우 지역 의료서비스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응급·중증·분만·소아 등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병원의 승계 단절이다.

필수의료 병원은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등 대규모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어 상속재산 평가액은 높지만 실제 현금창출력은 낮다. 이 때문에 상속세 부담이 승계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병원 한 곳의 폐업은 해당 지역의 필수의료 기능 자체를 약화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필수의료 인력은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역 주민의 진료 접근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용 측면에서도 병원은 지역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병원은 인건비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의사와 간호사, 의료기사뿐 아니라 간호조무사, 행정, 조리, 시설관리 등 다양한 직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병원이 지역의 주요 고용주인 경우도 많다. 병원 폐업은 의료서비스뿐 아니라 지역 고용과 상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의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에 ‘병원’을 추가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 병원협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