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문’만 무성한 심평원, ‘답’은 하나다

2026-08-06     정윤식 기자
정윤식 병원신문 취재기자.

[병원신문=정윤식 기자]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선택 앞에 놓인다.

연애, 결혼, 학업, 친구, 직장, 직업, 투자 등등 하루에도 무수한 선택을 해야 하는 게 우리의 인생이다.

그만큼 크고 작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은 우리에게 너무 흔한 일이다.

선택은 언제나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다.

특히, 거대한 조직을 이끄는 수장에게 그 선택은 곧 ‘타이밍’이다.

적기의 빠른 의사결정은 기관의 올바른 향방을 제시하고 내부 직원들의 사기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홍승권)은 최근 주요 상임이사를 비롯해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위원장, 심사평가정책연구소 소장 등 핵심 임원진 자리가 연쇄적으로 공석을 맞음에 따라 인선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그 절차가 예상보다 더 지연되면서 기관 안팎으로 각종 소문만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보험수가상임이사다.

애당초 무난한 마무리가 예상된 보험수가상임이사였는데, 재공모 수순을 밟게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강청희)이 재공모까지 했음에도 적임자를 찾지 못해 잠시 길을 잃은 급여상임이사직 못지 않게 됐다.

인선이 지연되면서 심평원 내부에서는 이례적인 인사 발탁설까지 고개를 들었다.

통상 심평원의 보험수가이사는 행정직 출신 내부 승진이, 심사평가이사는 심사직 출신 내부 승진이 맡아 조직의 균형을 맞추는 게 오랜 관행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두 상임이사를 심사직 출신으로 채우는 인사가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슬그머니 나오고 있다.

근거 없는 모든 소문이 그렇듯이, 소문의 진원지는 알 수 없고, 소문의 목적도 알 수 없다.

다만, 소문의 이유는 있다.

바로 기관장의 늦어지는 선택 때문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재공모를 할 것인지, 더 이상 상임이사 공백을 방치하면 안 되니 재공모 없이 인선을 마무리 지을 것인지는 오롯이 인사권자인 홍승권 원장의 몫이다.

또한 오랜 관행을 유지해 역사적 균형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전례 없는 파격을 택해 모험을 할 것인지도 오롯이 인사권자인 홍승권 원장의 몫이다.

‘행정직의 기획력’과 ‘심사직의 전문성’은 대한민국의 소중한 건강보험 제도를 굳건히 지탱하는 심평원의 대체 불가능한 양대 축이다.

유불리를 따지기보다 오직 기관 전체의 안정과 발전을 위한 거시적인 안목이 그 어느 때보다 홍승권 원장에게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재공모도 아니고, 행정직도 아니고, 심사직도 아니다.

핵심이자 본질은 기관장인 홍승권 원장의 빠른 의사결정과 선택, 그리고 추진력이다.

텅 빈 자리를 방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필요한 억측은 꼬리에 꼬리를 물기 마련이다.

이는 곧 조직 내부의 피로도를 높이고, 갈등을 조장하며, 국민만 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건강보험의 추진력을 상실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택의 시간이 길어지면 상처 받는 사람은 늘어난다.

답은 하나다.

이를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홍승권 원장의 명확하고 신속한 결단뿐이다.

선택의 타이밍이 곧 기관장의 온전한 리더십을 증명하는 무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남은 임기동안 홍승권 원장은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해야 할 상황에 놓일 것이다. 

이번 선택은 그것들 중 하나일 뿐이다.

당연히 선택에 의한 결과도 기관장이 안고 가야 할 몫이다.

가혹해 보이지만, 기관장은 그 몫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그게 선택의 진리가 아닐까.

끝으로 성경 및 문학작품에서 자주 쓰이다가 마블 코믹스의 대표 히어로인 스파이더맨을 통해 유명해진 구절이 있다.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