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항구도시’ 부산…심평원 빅데이터로 심뇌혈관 지킨다
65세 이상 인구 83만 명 달해…노인 특화 의료 안전망 구축 총력 심뇌혈관질환 사망률 전국 최고 수준…재발 방지 위해 빅데이터 개방 매월 ‘진료비 통합관리 협의체’ 운영으로 맞춤형 중재·관리 실현 ‘이상청구 모니터링 시스템’ 자체 구축해 건강보험 재정 누수 방어
[병원신문=정윤식 기자] 전국 7대 특·광역시 중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부산광역시.
2026년 3월 기준 부산 지역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83만 명으로, 부산 전체 인구(324만 명)의 25.2%를 차지할 만큼 고령화가 가파르게 진행 중이다.
자연스럽게 만성질환 및 중증 질환 관리에 대한 지역사회의 요구도가 급증하는 가운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부산본부(본부장 박정혜)가 그간 축적된 보건의료 빅데이터와 밀착 행정을 무기로 부산 지역 ‘노인 의료 안전망’의 중추로 거듭나고 있다.
1988년 1월 의료보험연합회 부산지부로 첫발을 뗀 심평원 부산본부는 2024년 7월 제주 지역이 분리되며 현재의 부산 15개 구와 1개 군을 전담하는 체계를 갖췄다.
73명의 직원이 고객지원부와 심사평가부에서 근무 중이며, 관할 요양기관은 전국 대비 7.0%인 총 7,346개소에 달한다.
특히, 2025년 기준 연간 진료비 심사 규모는 11,076건(전국의 7.1%), 요양급여비용은 106,999억 원(전국의 7.8%)으로 매머드급 심사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심뇌혈관질환에 취약한 부산, 빅데이터로 ‘재발 추적’ 한계 깬다
심평원 원주 본원 및 부산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협업 체계 구축
현재 부산 지역 보건의료의 가장 큰 위협 요소는 심장 및 뇌혈관질환이다.
실제로 2024년 기준 부산의 심장질환 사망률은 35.6%(전국 평균 25.2%), 뇌혈관질환 사망률은 22.4%(전국 평균 18.9%)로, 전국 최하위 수준의 건강 지표를 보이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노년층 비율이 높은 게 여러 원인 중 하나라는 일각의 분석을 넘어 재발 고위험군에 대한 보다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절실한 상황인 것.
이 같은 문제를 이미 알고 있던 부산시는 2017년부터 부산대학교병원, 동아대학교병원, 인제대학교부산백병원, 고신대학교복음병원, 부산의료원 등 5개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심뇌혈관질환 재발방지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급성기 치료 이후 환자에게 질환 이해, 자기관리 역량 강화, 재발 예방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었으나 단일 의료기관의 보유 자료만으로는 성과 측정에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했다.
심뇌혈관질환 특성상 환자의 의료 이용이 한 병원에만 고정되지 않는데, 다른 의료기관으로 재입원하거나 동일 질환 기준 퇴원 후 1년 장기 추적이 필요한 경우 이를 개별 병원 시스템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즉, 사업의 궁극적 목적인 ‘재입원 및 사망률 감소’라는 건강 결과 지표 대신 교육 운영 실적이나 참여 인원 등 ‘과정 중심’의 지표 위주로만 사업이 관리돼 온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타개하기 위해 심평원 부산본부가 해결사로 나섰다.
심평원 부산본부는 올해 2월 심평원 원주 본원 빅데이터사업부, 부산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5개 수행 병원 이외에 타 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의 다기관 의료이용 분석 데이터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빅데이터 개방은 기존의 ‘장기 추적 불가’라는 장벽을 무너뜨리는 결정적 열쇠가 되고 있다.
현재 관련 기관들은 기존 과정 지표 중심에서 벗어나 재입원율 등 결과 중심의 성과지표 개선을 위해 지표 정의, 산출 기준, 데이터 구축 방법 등을 긴밀히 논의 중이다.
사업의 초점이 ‘과정’에서 명확한 ‘결과’로 전환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됨에 따라 부산 지역 심뇌혈관질환 관리의 실효성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치매 환자 발굴 227%↑…폐의약품 수거 ‘친환경 노인 일자리’ 창출
초고령사회의 다양한 문제 해결에 행정력 집중…유의미한 성과 거둬
초고령사회의 또 다른 그림자인 치매와 다제약물 복용 문제 해결에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심평원 부산본부다.
심평원 부산본부는 부산광역치매센터 및 16개 구·군 치매안심센터와 맞춤형 협력사업을 전개했다.
특히, 박정혜 본부장이 올해 3월 부산광역시 치매협의체 위원으로 합류해 밀착 자문을 제공하고 각종 데이터를 지원한 결과 진료 현장에서 발굴돼 안심센터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신규 치매 환자 수가 2024년 758명에서 2025년 1,727명으로 무려 227.8% 급증하는 성과를 냈다.
아울러 심평원 부산본부는 고령 환자의 미복용 방치 약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민관(부산본부-부산시-시니어클럽-약사회) 협업 모델을 선도적으로 구축했다.
16개 구·군 전역에 160개의 폐의약품 수거함을 설치하고 약 1,000명의 시니어 수거단을 대상으로 안전 교육을 실시한 게 그것.
그 결과 2024년 6kg에 불과했던 폐의약품 수거량은 2025년 306.12kg으로 대폭 늘었으며, 이를 통해 947개의 부산형 친환경 노인 일자리가 창출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진료비 통합관리’ 도입 및 이상청구 모니터링 자체 구축
의료기관장 ‘심사체험’ 신설…끊임없는 의료계와의 스킨십
심평원 부산본부는 노인 인구 증가로 의료이용 패턴이 복잡해지면서 건별 심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도 진행하고 있다.
우선, 파편화된 심사 방식을 하나로 모으는 ‘진료비 통합관리 협의체’가 매월 운영되고 있다.
사후심사 담당자와 상근 진료심사평가위원까지 참여 대상을 확대해 의학적 타당성 논의의 깊이를 더했으며, 통합 분석 결과를 토대로 기관별 맞춤형 중재 조치까지 단행하고 있는 심평원 부산본부다.
또한 올해 4월에는 진료비 청구 현황 변이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이상청구항목 청구량 분석 모니터링 시스템’을 자체 구축해 운영 중인데, 이상 징후를 조기에 탐지해 즉각적인 심사 연계로 반영해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장 중심의 소통 채널 다각화 역시 심평원 부산본부의 강점이다.
올해 처음으로 5개 의료단체 보험이사 협의체를 구성해 즉시성 있는 대처 기반을 마련했으며, 5월부터는 요양기관장이 직접 심사 전 과정을 경험해 보는 ‘심사체험 프로그램’을 신설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13년부터 부산 지역 특화로 이어져 온 ‘심사·평가 아카데미’는 누적 701명이 수강했으며, 의료계의 확대 요청에 따라 올해부터 연 2회로 늘려 개최된다.
이 외에도 종이 안내문 대신 심평원 부산본부 소식지를 기획하고 QR코드로 접근성을 높이는 등 행정 편의를 향상시켰으며, 2024년부터 해양클러스터 사회적 가치 창출 협의체에 가입해 해안 정화 활동을 펼치는 등 ESG 경영에도 앞장서 ‘2025 지역사회공헌인정제’ S등급을 획득했다.
◆ [미니 인터뷰] 박정혜 심평원 부산본부 본부장
- “데이터와 디지털 혁신으로 지역 보건의료 문제의 실타래 풀 것”
Q.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부산 지역, 심평원의 역할은 무엇인가?
A.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만성질환과 심뇌혈관질환 관리에 대한 사회적 니즈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심평원 부산본부의 역할은 단순한 진료비 심사를 넘어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지역 사회에 과감하게 개방하고 연계하는 것이다. 5개 종합병원과 함께하는 심뇌혈관질환 재발방지 데이터 지원이나 치매 환자 발굴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역 맞춤형 의료 안전망을 구축하는 핵심 조력자가 되겠다.
Q. 심사 관리의 효율화와 시스템 혁신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A. 복잡해지는 의료 이용 패턴에 대응하기 위해 건별 심사에서 기관별 맞춤형 중재로 패러다임을 바꿨다. 매월 전 직원이 참여하는 ‘진료비 통합관리 협의체’를 통해 심사의 일관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있으며, 최근 자체 구축한 ‘이상청구항목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건강보험 재정 관리에 빈틈이 없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Q. 의료계와의 마찰을 줄이기 위한 현장 소통 방안은?
A.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상호 이해가 필수다. 올해 신설한 기관장 참여 ‘심사체험 프로그램’이나 5개 의약단체 보험이사 협의체 가동은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듣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요양기관이 원한다면 직접 찾아가는 종합컨설팅도 적극 확대해 청구 과정의 애로사항을 실질적으로 해소할 계획이다.
Q. 향후 심평원 부산본부의 중장기적 비전과 목표가 있다면?
A. 결국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 참여 ESG 경영 확대와 지역 의료 현안 해결이다. AI와 디지털 기술,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지역 현장에 깊숙이 접목해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나아가 지역민의 건강 증진과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담보하는 선도적인 지역본부로 자리매김하겠다.
◆ [마이크로 인터뷰] 주임·대리·과장·팀장·부장의 ‘나도! 한마디!’
◇ 손소영 심사평가부 팀장: 의원 및 치과 심사, 재심사조정청구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보건의료 환경 속에서 지역의료계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의료현장을 이해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업무 일관성과 전문성을 높이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민과 요양기관으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심평원 부산본부가 되도록 온 정성과 노력을 쏟겠습니다.
◇ 이경하 심사평가부 과장: 의원 진료비 심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심평원 부산본부는 변화하는 의료환경 속에서도 늘 열린 자세로 소통하며 업무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정하고 전문성 있는 심사를 통한 의료서비스 질 향상과 국민 건강증진을 목표로 의료계와 국민을 잇는 신뢰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김현희 심사평가부 대리: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진료비용에 대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위원회가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회의 준비, 안건 관리, 일정 조정 등 위원회 운영 전반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책임감 있는 업무 수행과 신뢰받는 위원회 운영을 통해 가치있는 심사평가 실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안전한 지역사회 의료환경을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김다인 고객지원부 대리: 심평원 부산본부의 ESG 총괄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역 기반 네트워크를 강화해 지역사회 문제상황과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려 합니다. 심평원 부산본부 임직원 역시 부산 지역 주민의 일부로서 진정성 있는 ESG경영 실현을 통해 심평원원과 지역의 동반성장을 도모하겠습니다.
◇ 신은지 고객지원부 대리: 보건의료자원 현황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요양기관 대상 올바른 신고 안내 및 사후관리 등을 수행하는 것이 주요 역할입니다. 변경되는 시행기준 및 신고 절차를 신속하게 숙지해 정확하게 안내, 체계적인 의료자원 관리로 국민의 안전한 의료환경 조성을 위해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