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수가협상 앞둔 5개 공급자들…‘밴드 확대’ 한목소리
의료계 위기감과 절박함 반영한 정부의 전향적인 재정 투입 절실 협상 시점 ‘가을 회귀’ 및 건보료 선반영 여부 거버넌스 논의 필요
2026년도 환산지수협상(요양급여비용계약, 수가협상)의 최종 무대를 앞두고 5개 공급자단체가 한목소리로 ‘밴드 확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필수 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전향적인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의료계의 위기감과 절박함이 고스란히 피력한 5개 단체다.
재정소위원회, 공급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5월 26일 당산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약 1시간 40여 분에 걸쳐 소통 간담회를 개최했다.
해당 간담회는 수가협상에 임하는 5개 공급자들이 재정소위원회에 직접 의료계가 처한 어려움과 수가 인상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자리로, 2년 전부터 정례화됐다.
이날 간담회 이후 열린 백브리핑에는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 협상단장들이 참석해 재정소위원회와 나눈 대화의 주요 쟁점을 공유했다.
핵심은 단연 ‘밴드 확대’였다.
오인석 약사회 협상단장은 “5개 단체끼리 별도의 회의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입을 맞춘 듯 모두 밴드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라고 언급했다.
박근태 의협 협상단장도 “의정 사태 이후 왜곡된 SGR 모형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1차 의료를 활성화하려면 폭넓은 밴드 확대가 뒤따라야 한다”고 공감했다.
적절한 재정 지원이 없으면 필수의료에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위기감도 팽배했다.
유인상 병협 협상단장은 “의료는 교육과 국방만큼이나 중시돼야 할 영역”이라며 “이번에 재정 지원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필수의료 공급 체계에 공백이 생길 수 있어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한의협의 경우 SGR 모형 상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밴드 확대가 가장 절실한 단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유창길 한의협 협상단장은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올해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수가 배분을 위해 약 1조 7,000억 원 규모의 밴드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한의계의 폐업률과 재개업률 등 구체적인 통계를 기반으로 협상에 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수가협상 ‘가을 회귀’ 거버넌스 논의 시작돼야
이날 공급자 측은 수가협상 자체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현재 방식으로는 의미 있는 변화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수가협상 시점을 다시 가을로 되돌려 건강보험료 인상 선반영 등 거버넌스 전반에 대한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과거 수가협상 시기를 5월로 앞당긴 본래 목적은 6월 말까지 건보료를 확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 예산안에 건강보험 정부 지원금을 정확히 반영하기 위함이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보험료 인상률 확정은 점차 늦어지는 추세다.
즉, 이 같은 상황에서 수가협상을 5월에 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고 봐야 하는 것.
마경화 치협 협상단장은 “가을에 하던 수가협상을 봄으로 옮겼지만, 원하는 것은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불완전한 통계자료에 기반해 협상을 진행하면서 보험료 결정도 되지 않는 바람에 결국 원래 협상 시점인 10~11월경으로 되돌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예전에는 수가협상이 늦가을에서 초겨울 사이에 이뤄졌으며 12월 말 기준 45일 전인 11월 15일 전후로 논의가 집중됐다.
이를 통해 보다 정확한 통계와 예측치를 기반으로 한 수가협상이 가능했지만, 최근 몇 년간 이러한 리듬이 무너졌다는 분석이다.
마경화 협상단장은 “단지 이 부분은 거버넌스의 문제이고, 법 개정까지 필요한 사안이기에 수가협상 시기에만 논의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며 “올해 협상이 끝나는 7월부터라도 제도발전협의체를 선제적으로 가동해 다함께 논의하고 개선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들 단체는 가입자와의 지속적인 소통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5개 단체 협상단장은 “공급자와 가입자가 좀 더 소통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중지를 모으겠지만, 향후 제도발전협의체를 통해 중·장기적인 해결책을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소통과 공감대 형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