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급 진료비 상승률, 평균 3.4%보다 한참 낮은 ‘0.7%’

병협, 2026년도 제1차 환산지수협상 자리에서 병원계 어려움 강조 2024년 진료비 통계에서 의정 갈등 직격탄…수가 인상 절실해 건보공단, 코로나19 시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험난한 협상 예상

2025-05-16     정윤식 기자
대한병원협회는 5월 16일 당산 스마트워크센터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2026년도 제1차 환산지수협상을 진행했다. ⓒ병원신문.
대한병원협회는 5월 16일 당산 스마트워크센터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2026년도 제1차 환산지수협상을 진행했다. ⓒ병원신문.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양문술 미래헬스케어위원장, 김한수 제2보험위원장, 노홍인 상근부회장, 유인상 제1보험위원장)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수가협상단(김남훈 급여상임이사, 박종헌 급여관리실장, 박지영 보험급여실장, 전영숙 수가계약부장) 단체 사진. ⓒ병원신문.

“하늘처럼 무겁고 진중한 마음입니다. 즐거운 협상은 아니지만, 기분 나쁜 협상이 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의대정원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 및 전공의 이탈에 따른 병원계의 진료 감소 피해가 실제 진료비 통계로 나타났다.

2024년 병원 유형 진료비 상승률이 전체 유형 평균 3.4%에 한참 못 미치는 0.7%로 집계된 것.

이에 병협 수가협상단은 병원계의 극심한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한 적정 수준의 수가 인상을 읍소했다.

유인상 대한병원협회 환산지수협상단장. ⓒ병원신문.

대한병원협회 환산지수협상단은 5월 16일 당산 스마트워크센터 대회의실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2026년도 제1차 환산지수협상(요양급여비용 계약, 수가협상)’을 진행했다.

이날 건보공단이 병협 수가협상단 측에 제시한 2024년 병원급 진료비 현황에 따르면 전체 유형 평균 진료비 상승률은 3.4%였던 것에 반해 병원 유형의 진료비 상승률은 0.7%에 불과했다.

의정 갈등에 의한 병원 유형 진료비 하락 직격탄이 실제 수치로 드러난 것이다.

유인상 단장은 “2024년 의정 사태로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전년 대비 진료비 수입이 8.8% 감소했는데, 문제는 진료 이송과 회송 체계가 안정화되지 않아 이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는 점”이라며 “병원급 의료기관들이 상당한 위기감과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라고 우려했다.

특히 정부의 여러 지원금은 의료인들의 인건비와 수당에 사용되다 보니 병원은 이를 전달하는 입장이었을 뿐, 다른 직종들의 인건비 상승까지 감당할 수 있는 매출 증감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게 유인상 단장의 설명이다.

유 단장은 “재정적 지원은 의료인들이 의료기관을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인건비 용도로 거의 투입됐다”며 “이 때문에 현재 병원계는 전반적으로 매출에 비해 인건비 등 지출 상승률이 상당히 높다”라고 전했다.

다시 말해 통계 수치상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이는 병원들이 일부 있겠으나, 인건비 등 지출의 폭발적 상승으로 인해 오히려 대다수 병원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라는 뜻.

유 단장은 “병원에 근무하는 많은 직종이 과거보다 근무시간이 감소하고 요구도는 증가하고 있는데, 이 같은 여러 요소를 바탕으로 인건비 등 회계·통계 자료를 면밀히 조사·연구하고 있다”며 “과거 메르스와 코로나19 등 여러 외부 환경 요인에 대한 정부 지원책들도 환산지수협상에 반영된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부분이 계속 언급된다면 공급자 단체 모두가 상당한 반사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병원계는 정부의 지원책 등으로 겨우 버티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번 환산지수협상에서 이를 조금이라도 해소해 의료의 공백이 발행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남훈 단장, “코로나19 때보다 더 어려워”…험난한 협상 예고

이 같은 유인상 단장의 당부에 김남훈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장(급여상임이사)은 일부 공감의 뜻을 표했지만, 코로나19 시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험난한 협상을 예고했다.

의대정원 증원으로 인해 올해 협상 환경 자체가 모든 공급자 단체를 만족시키기 쉽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남훈 단장은 “현행 수가 산정 방식은 전년도 진료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도 수가를 정하는 구조인데, 전공의 집단행동의 여파로 상급종합병원의 실적만 급감한 비정상적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남훈 국민건강보험공단 환산지수협상단장. ⓒ병원신문.

즉, 유형별 실적 불균형을 고려한 협상 자체가 매우 이번 환산지수협상의 큰 과제라는 의미다.

이에 더해 건강보험 재정 역시도 녹록지 않아 환산지수협상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김남훈 단장의 설명이다.

김 단장은 “2년 연속 건강보험료가 동결되고, 경기 침체로 수익 구조는 불안정한 데다가 필수의료 정책 추진에 따라 대규모 재정이 이미 투입되고 있다”며 “앞으로 건보 재정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번 협상의 또 다른 주요 쟁점을 의료 유형별 수가 불균형 해소로 지목하고, 지난해 처음 도입한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의 연계 의지를 재차 밝힌 김 단장이다.

김 단장은 “전년도에 이어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라 병원과 의원 유형 중심으로 저평가 항목에 대한 보상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며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를 연계해 보상수준을 형평성 있게 개선해야 한다”고 예고했다.

그는 이어 “건보공단은 가입자 중심의 재정 운영 원칙과 필수의료 체계 유지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가입자 부담, 공급자 처우, 제도의 지속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접점을 찾겠다”고 부언했다.

한편, 병협의 2차 협상은 5월 23일 금요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