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산지수협상 역사 속 ‘결렬’의 기록…의원 ‘11회’ 최다
2008년도부터 유형별 협상으로 전환…2025년도까지 총 18회 협상 의원 유형 결렬은 절반 훌쩍 넘는 11회…올해도 결렬 선택할지 촉각 병원 7회, 치과 6회, 한의 2회, 약국 1회, 조산원 및 보건기관 0회 순
올해도 어김없이 요양급여비용계약이라 불리는 환산지수협상(수가협상) 시즌이 돌아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병원·의원·치과·한의·약국·조산원 유형은 오는 5월 9일 상견레를 시작으로 5월 15일부터 6월 2일까지 ‘2026년도 환산지수협상’에 돌입한다.
환산지수협상은 매년 5월 약 한 달간 진행되며, 유형별로 조금이라도 더 높은 인상률을 차지하기 위해 눈치싸움을 하는 모습을 관전하는 게 백미다.
병원 유형 협상대표단은 대한병원협회, 의원 유형은 대한의사협회, 치과 유형은 대한치과의사협회, 한의 유형은 대한한의사협회, 약국 유형은 대한약사회, 조산원 유형은 대한조산사협회가 나선다.
환산지수협상은 2002년도에 시작돼 2007년도까지 단일 환산지수로 계약이 이뤄졌는데, 당시 2006년도를 제외하고 모든 해에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2008년도부터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으로 전환됐고, 현재(2025년도)까지 18년간 지금의 형태가 유지되고 있으며, 2026년도 인상률을 협상하는 올해가 19회째다.
지난 18년 동안의 환산지수 평균 인상률을 살펴보면 △1.94%(2008년도) △2.22%(2009년도) △2.05%(2010년도) △1.64%(2011년도) △2.20%(2012년도) △2.36%(2013년도) △2.36%(2014년도) △2.20%(2015년도) △1.99%(2016년도) △2.37%(2017년도) △2.28%(2018년도) △2.37%(2019년도) △2.29%(2020년도) △1.99%(2021) △2.09%(2022년도) △1.98%(2023년도) △1.98%(2024년도) △1.96%(2025년도)로, 1.6~2.3%대를 넘나들었다.
즉, 환산지수 평균 인상률이 1.6% 이하로 내려간 적 없을뿐더러 2.4% 이상을 넘긴 적도 없어 올해 치러지는 2026년도 평균 인상률도 이 사이의 경계를 벗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
이 같은 환산지수 평균 인상률을 토대로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는 그해의 추가소요재정(밴드) 수준을 결정하며, 이때부터 유형별 협상단의 본격적인 수싸움이 시작된다.
하지만 지난해 특정 유형의 ‘결렬’로 인한 재정을 다른 유형의 인상률에 배분하는 사례는 결단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김남훈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의 의지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협상 마지막 날 무작정 새벽을 지나 아침 해가 뜰 때까지 버티는 유형은 예년보다 적을 전망이다.
김남훈 급여이사는 2025년도 협상 당시 건보공단 전문기자단과 가진 브리핑에서 “각 공급자단체 협상단에게 결렬된 유형의 밴드(재정)를 다른 유형에 배분하는 사례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 박고, 유형별 순위를 신뢰와 존중으로 지키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예년보다 신속하게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그간 총 18회(2008~2025년도) 진행된 환산지수협상 결렬 역사를 살펴본 결과, 의원 유형이 11회로 가장 많은 횟수를 차지했다.
사실상 절반 이상(61%)의 환산지수협상에서 결렬을 선택한 셈이다.
의원 유형은 연속 결렬도 많다.
2008년도부터 2011년도까지 4회 연속 결렬, 2019년도부터 2021년도까지 3회 연속 결렬, 2023년도부터 2025년도까지 3회 연속 결렬이라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의원 유형의 결렬은 △2008년도 △2009년도 △2010년도 △2011년도 △2013년도 △2019년도 △2020년도 △2021년도 △2023년도 △2024년도다.
그 뒤를 병원 유형(7회)과 치과 유형(6회)이 잇고 있다.
병원 유형의 연속 결렬은 2021년도와 2022년도 2회 연속 한 번이며, 치과 유형의 연속 결렬은 2015년도와 2016년도 그리고 2021년도와 2022년도 2회 연속 두 번이다.
병원 유형이 결렬한 해는 △2008년도 △2010년도 △2012년도 △2016년도 △2021년도 △2022년도이고, 치과 유형의 결렬은 △2013년도 △2015년도 △2016년도 △2019년도 △2021년도 △2022년도다.
한의 유형은 2013년도와 2023년도 총 2회 결렬됐다.
약국 유형은 2년 전인 2024년도 협상에서 유형별 환산지수협상 도입 이래 최초로 결렬을 선언했으나 2025년도에 다시 체결을 택해 연속 결렬은 피했다.
끝으로 보건기관과 조산원은 결렬 경험이 없다.
때로는 협상단들이 정부에 대한 항의 목적 또는 애당초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수치스러운 최악의 인상률이 제시됐을 경우 ‘결렬을 위한 결렬’을 선택하기도 한다.
의원 유형이 특히 그런 일이 많은데,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전 회장 집행부 3회 연속 결렬이 그랬고 이필수 전 회장 집행부와 임현택 전 회장 집행부도 비슷했다.
의원 유형은 연일 환산지수협상의 불합리함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미뤄 볼 때 올해도 결렬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지난해 처음 도입돼 의료계 특히, 의원 유형의 거센 반발을 산 ‘환산지수 차등적용’이 앞으로 계속 적용될 예정인 데다가 2024년도 진료비 증가 폭에 있어서 상위권인 의원 유형은 어느 때보다 불리한 입장이다.
김남훈 급여이사는 “그동안 환산지수가 모든 행위에 일률적으로 인상돼 필수의료 분야 및 저평가 행위 유형에 대한 보상 격차가 심화되는 문제가 있어 환산지수의 획일적인 인상 구조를 탈피하려 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결렬을 선언할 경우 해당 유형에 페널티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유도 이처럼 결렬이 흔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결렬한 유형은 건보공단이 제시한 최종 인상률 수치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이후 강제로 받아들이는 구조다.
한편, 올해 2026년도 환산지수협상의 1차 협상은 5월 15~16일, 2차 협상은 5월 22~23일, 최종(3차) 협상은 5월 31일과 6월 1일이 휴일인 관계로 6월 2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