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질 지표 자동화 측정 시스템 개발

의료진 실력에 따라 선종 발견율 3.4배 차이, 추적 내시경 권고 기간도 크게 달라

2022-04-27     병원신문
사진 왼쪽부터 배정호, 한현욱 교수

국내 연구팀이 대장내시경 판독문과 병리결과지를 자동으로 분석하여 의사들의 대장내시경 검사 수행 질지표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국내 대장내시경의 질 지표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의사들이 영어, 한글, 숫자가 혼재된 자연어 형태로 작성한 판독문에서 전문 내시경용어나 약어들을 일일이 비교‧해석하는 수작업이 필요하다. 따라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 질 지표가 원활히 측정 및 관리되기 힘들었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배정호 교수, 차병원 정보의학교실 한현욱 교수팀은 인공지능 기술의 한 분야인 임상자연어 처리 기법와 미소정보기술의 텍스트 관리기술을 활용해 내시경 판독문과 병리결과지의 핵심정보를 알고리듬을 통하여 추출하고 질 지표들을 계산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강남센터에서 시행한 3,000건의 대장내시경 판독문과 병리결과지의 학습과 테스트를 통해 개발된 시스템은 용종의 조직타입, 크기, 위치, 개수등을 98~100%의 정확도로 추출해냈고, 선종 및 편평거치상 용종 발견율과 추적관찰기간의 질지표 측정에서 임상 전문의들이 직접 분석한 결과와 비슷하거나 더 정확한 계산 성적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2010~19년까지 강남센터에서 시행된 54,562건의 대장내시경 판독문에 적용하여 의사 25명의 질 지표를 추출‧분석한 결과, 검사기관의 평균 선종 발견율은 42%로 높았지만 개개인의 검사수행의 질적 수준에는 큰 폭으로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선종 발견율의 경우 최대 3.4배, 편평 거치상용종의 발견율은 16.5배의 차이를 보였다. 발견율이 지나치게 낮을 경우 용종을 간과한다는 것을 간접 시사하는 것으로 대장암 예방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또한 30% 미만의 낮은 선종 발견율을 보이는 의사들에게 검사가 시행된 경우 45% 이상 높은 선종 발견율의 의사들보다 수검자의 차후 대장암 발생 리스크가 낮게 평가되어, 추적내시경 간격에서 최장 감시간격(10년후 추적관찰)을 30% 가량 더 많이 권고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77% vs 46%)

현재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수검자들은 의사 및 기관의 검사 수준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막연한 병원의 명성이나 소문에 근거하여 검사 기관을 선정한다. 이러한 질 지표 자동화 측정 시스템이 전자의무기록 시스템과의 통합하여 임상 현장에 도입되면 다양한 검진기관에서 검사 수행성적의 모니터링과 피드백으로 자발적인 질적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현재 시험평가중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한 국가 암검진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정호 교수는 “해당 시스템은 발견된 용종에 따른 대장암 발생 리스크의 단편적인 평가부터 선종 발견율 같은 내시경 의사의 수행 성적에 따른 리스크를 함께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최적화된 대장내시경 추적 관찰기간을 제시하는 임상지원시스템(Clinical decision maksing system)으로 활용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감시 간격 중의 중간암 발생 예방과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국제 학술지 JMIR Medical Informatics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