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나오면 대장암 재발 위험 더 적다

강남세브란스 강정현 교수팀, 복부 지방의 상관관계 규명, ‘비만의 역설’ 확인

2021-11-19     최관식 기자
강정현 교수

비만이 대장암을 일으키는 주요인으로 알려져 있어 비만한 사람일수록 대장암 치료 후에도 예후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과 달리 오히려 재발 위험도가 더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강정현 교수팀은 비만 환자의 복부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에 따른 대장암 재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비만일수록 대장암 재발이 더 적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2005년 3월부터 2014년 4월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대장암 1기에서 3기로 수술을 받은 환자 987명(남성 583명, 여성 404명)을 대상으로 복부 내장지방 및 피하지방과 대장암 재발 예후와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수술 전 시행한 CT 검사에서 피하지방 및 복부 내장 지방에 대한 평가가 가능한 환자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팀은 피하지방이 높은 환자군(남성 ≥141.73 cm2, 여성 ≥168.71 cm2)과 복부 내장지방이 높은 환자군(남성 ≥174.38 cm2, 여성 ≥83.65 cm2)을 ‘고지방 그룹’으로, 그렇지 않은 환자들을 ‘저지방 그룹’으로 구분했다.

저 피하지방 그룹 CT(왼쪽)와 고 피하지방 그룹 CT(오른쪽)

두 집단의 대장암 수술 후 5년간 재발 위험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피하지방 비만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서 63%, 복부 내장지방 비만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49% 정도 재발의 위험도가 감소했다.

이 결과를 피하지방 및 복부 내장지방의 요소를 모두 고려한 다변량 분석을 시행했을 때, 피하지방이 높은 환자군이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재발 위험성이 무려 50%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p<0.001)

피하지방에 따른 무질병생존율에 대한 위험도

강정현 교수는 “비만이 환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반대로, 수술받은 대장암 환자들에게는 복부 내장지방이 많은 환자군이나 피하지방이 많은 환자에서 대장암 재발이 더 적게 발생해 환자들의 예후가 더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이 중 피하지방이 많은 환자군에서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훨씬 좋은 생존율을 보여주고 있어 ‘비만의 역설’이라고 할 수 있는 결과가 관찰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치료과정 중에 겪게 되는 항암치료 등의 어려움에 대한 순응도가 피하지방이 풍부한 환자에서 더 높은 것이 그 원인 중의 하나일 것으로 추정된다. 더 정확한 이유에 관해서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영양학술지인 ‘Clinical Nutrition, IF 7.324)’에 ‘Impact of subcutaneous and visceral fat adiposity in patients with colorectal cancer(대장암에서 피하지방과 복부 내장 지방의 예후와의 관련성)’라는 제목으로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