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주사제로 난치성 류마티스 질환 ‘전신경화증’ 치료

서울성모병원 연구팀, SVF 주사제 개발…신의료기술로 인정

2021-09-28     오민호 기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지방유래줄기세포가 포함된 SVF 주사제가 대표적인 난치성 류마티스질환인 ‘전신경화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가지방조직 유래 세포기질 분획을 이용한 전신경화증 수족지궤양 치료’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신의료기술로 고시돼 선택적 엔도텔린억제제 사용 후에도 치료 반응이 없는 전신경화증 수족지궤양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이 승인됐다.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곽승기·박영재 교수와 성형외과 문석호 교수는 수지 궤양과 수부 장애를 동반한 난치성 전신경화증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자가지방조직 유래 세포기질 분획(stromal vascular fraction, SVF)’ 주사제를 이용한 임상시험 결과, 약 31.6%의 수지궤양 치료율을 보였으며 피부경화나 삶의 질 역시 현저히 개선돼 임상시험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곽승기 교수, 박영재 교수, 성형외과 문석호 교수

이번 신의료기술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제한적으로 시행돼 왔다. 이 치료법은 전신경화증 환자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수지 궤양에 대한 치료를 목적으로, 환자의 지방조직에서 SVF를 추출해 궤양이 발생한 수지 병변에 주사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얻어진 SVF에는 95% 이상의 살아있는 지방유래줄기세포가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지방유래줄기세포의 항염증, 항섬유화 작용을 치료기전으로 추정했다.

전신경화증은 경피증으로도 불리며, ‘경피’란 단단한 피부를 의미한다. 전신경화증은 몸 전체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결합조직에 섬유화 병변이 오는 질환이다. 피부뿐만 아니라 혈관과 위장관 계통(식도, 위, 장), 폐, 신장, 근육, 관절 등의 장기도 침범해 기능의 결함을 초래할 수 있다.

전신경화증의 원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결합조직 세포에서 콜라겐이라는 단백질이 과량 만들어지면서, 피부나 다른 장기에 과량으로 축적, 이로 인해 경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전신경화증 환자의 수족지궤양 치료는 아직까지 효능이 명확히 입증된 치료법이 없어 선택적 엔도텔린억제제와 같은 경구 약제가 궤양의 추가 발생을 억제하는 효능이 입증되어 처방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같은 치료법은 6개월 이상 복용할 경우 별도의 의사 소견서가 필요하고 장기적으로 간기능 이상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제한점이 많았다.

연구팀은 이번 신의료기술이 임상연구에서 특별한 부작용 없이 비교적 안전했으며 수족지궤양의 호전 이외에도 전신경화증의 피부경화나 삶의 질의 호전에도 효과가 있어 기존의 치료법보다 그 우월성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곽승기 교수는 “현재까지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던 전신경화증 환자의 수지궤양 치료에 있어 이번 신의료기술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받게 됐다”며 “앞으로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에게 이 기술이 새로운 치료방법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고시된 신의료기술은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곽승기·박영재 교수와 성형외과 문석호 교수의 다학제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된 기술로, 희귀난치성 자가면역질환 극복을 목적으로 한 2018년 보건복지부 연구자 주도 질병극복연구사업 과제로 선정되어 3년간 총 13억 7천 500만원을 지원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