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간호사 유연근무 사업 논의 중단 촉구

최근 국회에서 열린 간호사 근무형태 도입 토론회에서 제안된 간호사 유연근무제 시범사업을 두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은 11월 27일 성명을 통해 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지난 11월 16일 대한병원협회와 대한간호협회가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김진현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는 발제를 통해 다양한 근무형태를 의료현장에 도입해야 한다면서 ‘간호사 근무형태 시범사업’을 주장했다.

또 유연근무제 시범사업과 관련해선 지난 11월 25일 ‘보건의료발전협의체’ 2차 실무회의 안건으로 상정됐으며 26일 열린 ‘이용자중심의료혁신협의체’ 3차 회의 자료에도 ‘간호인력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 항목으로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보건의료노조는 사실상 정부가 시범사업 추진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

이날 성명에서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 유연근무 시범사업 논의 중단을 요구한다면서 간호사가 일과 생활 균형이 어려운 이유는 인력부족으로 인한 장시간 노동과 예측 불가능한 교대근무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기인한다고 반박했다.

이어서 유연근무제와 같은 ‘쪼개기 노동’이나 12시간 장시간 노동을 권장하거나 양산하는 처방이 아닌 활동 간호사의 인력을 늘리기 위한 처우개선이라는 정공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노조는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넘었지만, 그 어느 것도 이행하지 않은 현시점에서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유연근무제’를 논의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잘못된 행보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또한 노조는 유연근무제 확대정책은 이미 지난 보수정권에서 실패한 대표적인 정책이라면서 이 사업이 확대 적용된 일부 공공병원에서는 기존 정규직 업무를 단시간 근로자로 대체하는 악영향만 낳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지금 필요한 것은 시간제 간호사 확대와 같은 유연근무의 확대와 같은 역주행이 아니라, 간호사들이 오래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로 바꾸는 것이라며 간호사들이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은 유연근무로 마련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일자리특위 등에서 이미 논의된 바 있는 간호인력 배치기준 강화 시범사업의 조속한 추진이나, 직종별 인력기준 마련, 모성정원제도 도입, 교대근무자의 법정 노동시간을 단축 등 직접적인 노동조건을 개선해 주는 것과 직종별 업무범위 명확화, 상시지속 업무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추진하는 것과 같은 정책들이 간호협회와 복지부가 지금 당장 추진해야 할 정책들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