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DA, 항우울제에 `자살 위험" 경고문 지시

2004-10-18     윤종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5일 시판중인 모든 항우울제에 대해 복용시 청소년들이 자살 충동이나 행위에 빠질 위험이 높아진다는 내용의 `블랙 박스" 경고문을 부착하도록 지시했다.

`블랙 박스" 경고문은 처방약 제품에 부착되는 경고문 중 가장 심각한 단계에 해당된다고 FDA는 설명했다.

새 경고문은 또 청소년의 항우울제 복용을 금지하지는 않는 대신 우울증 환자의 임상적 필요와 자살 위험 사이에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의료진에게 권고하고 있다.

청소년 환자와 부모는 항우울제 처방을 받을 때 경고문과 함께 투약 지침을 받게 될 것이라고 FDA는 말했다.

FDA의 이같은 결정은 항우울제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자문위원회의 권고와 컬럼비아 대학 연구진의 보고서 발표에 뒤이은 것이다. 앞서 컬럼비아 대학 연구진이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환자 4천400여명을 포함하는 24건의 임상시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약을 복용하는 청소년 중 2∼3%가 자살충동의 위험이 높아졌으며, 특히 복용 첫 달에 위험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스터 크로포드 FDA 국장 대행은 "최근 발표된 매우 우수한 과학적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 결정을 내렸다면서 "그러나 적절히 사용될 경우 항우울제가 소아 환자에게 상당한 혜택을 준다는 점을 여전히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정신의학협회는 "이 조치가 심한 우울증 환자들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면서 항우울제가 정말로 필요한 환자들에게 이 약을 처방하지 않는 결과를 빚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시판 항우울제 중 유일하게 청소년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으로 알려진 프로작의 제약회사인 일라이 일리 사는 "최근 FDA의 활동을 지지한 "면서도 항우울제 치료를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환자를 위한 적절한 처방까지 위험한 영향을 받을 수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새 경고문은 프로작을 포함해 팍실, 아벤틸, 심발타, 엑펙소르, 셀렉사, 루복스, 설존, 졸로프트 등 현재 시판중인 모든 항우울제에 부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