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감염 차단 물질 개발

2004-10-18     윤종원
에이즈 바이러스(HIV)의 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 물질이 개발되었다.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의 마이클 레더먼 박사와 스위스 제네바 대학의 로빈 오포르트/올리비에 하틀리 박사가 개발한 이 물질은 성행위를 통한 HIV의 감염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동물실험에서 확인되었다.

연구팀은 현재 이 물질을 섹스 전에 콘돔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질(膣)연고나 젤의 형태로 개발하고 있다.

레더먼 박사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 물질은 에이즈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는 RANTES라고 불리는 면역체계 분자의 기능을 수 천배 강화시킨 인공합성 RANTES(PSC-RANTES)라고 밝히고 원숭이 실험에서 투여단 위에 따라 최고 100%의 HIV 차단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원숭이 30마리에 HIV에 감염되기 쉽도록 호르몬을 투여한 뒤 PSC-RANTES를 투여단위를 달리해 질에 살포했다. 이어 15분 후 사람에게 감염되는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와 원숭이에만 감염되는 에이즈 바이러스인 SIV를 혼합한 SHIV를 대량 투입했다.

결과는 최고단위 그룹은 5마리 모두 100% SHIV에 감염되지 않았고 두번째로 높은 단위가 투여된 그룹은 5마리 중 4마리, 약간 낮은 단위가 투여된 그룹은 5마리중 3마리가 각각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시험관 테스트에서는 이 물질의 HIV 차단 효과가 하루 종일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론적으로는 섹스 24시간 전에 사용해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HIV는 면역세포인 CD4 T-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수용체라고 불리는 분자출입구를 이용하는 데 그 중 하나가 CCR5이다. 유전변이로 이 면역세포에 CCR5 수용체가 없는 사람이 있는데 이들은 HIV에 노출되어도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우리 몸에는 RANTES라는 화학물질이 있어서 CCR5와의 결합을 통해 HIV의 침입을 차단하는 기능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