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실금’ 숨지만 말고 치료 받으세요

대장항문학회, 대국민 캠페인 통해 적극적인 치료 독려키로

2019-11-12     최관식 기자

변실금을 주상병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가 최근 8년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했지만 여전히 상당수 환자들이 자신의 질병을 숨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변실금이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대변이 새어나오는 증상으로 주로 분만손상이나 항문수술, 항문직장의 노화현상 등이 원인이다.

대한대장항문학회(이사장 이석환·강동경희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외국의 사례를 기준으로 볼 때 변실금 환자의 5~27%만 진료를 받고 나머지 환자들은 사회적인 고립과 불안,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치료를 미루거나 자신의 증상을 감추고 있어 앞으로 적극적인 대국민 캠페인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실금 유병자는 2010년 4천984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4년 8천57명, 2018년 1만560명으로 8년 사이 2배를 넘겼지만 이 마저도 실제 환자 중 일부만 치료를 받은 것에 그친다는 것.

대장항문학회는 그 근거로 미국의 경우 변실금 유병률이 1993년 연구에서 8.3%로 나타났고, 2014년 연구에서도 8.39%, 2015년 연구에서는 1.4~18%로 조사된 자료를 제시했다. 미국은 또 요양원 입소자의 50%가 변실금을, 4~44%가 변실금과 요실금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석환 이사장은 “변실금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환자 가운데 실제로 진료를 받는 경우는 소수에 그치는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며 “증상을 의료공급자, 가족 및 친구에게도 말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사회적 고립과 불안, 스트레스, 우울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적절한 관리를 통한 변실금 환자의 삶의 질 제고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령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해 2017년 기준 707만명인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25년이면 1천만명을 넘어서고, 2040년 1천722만명, 2050년이면 1천90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변실금에 대한 낮은 인식과 방치가 노년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석환 이사장은 “학회 설문 결과 변실금 환자의 35%가 변실금에 대해 정확하게 모르고 있으며, 63%가 증상이 나타난 후 6개월 이상, 43%가 1년 이상 지나서야 병원을 찾고 있다”며 “특히 66%의 환자가 의료진 외에 주변 사람이나 신문, 방송, 인터넷 등 비전문가로부터 질병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으며 정작 어느 진료과에 가서 치료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석환 이사장은 항문내압검사, 배변조영술, 초음파, MRI, 대장내시경 등을 이용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치료할 경우 변실금 환자의 86.7%가 수술이나 약물치료, 식이요법, 물리치료/운동요법으로 치료 후 증상 호전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항문학회는 앞으로 변실금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독려하기 위해 대국민 캠페인과 아울러 언론을 통한 인식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