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공무원 보건의료산업 정리한 책 출간

김주영 한의약산업과장 ‘알기 쉬운 보건의료산업정책’ 통해 제약산업 육성 응원

2019-06-27     최관식 기자
▲ 김주영 과장
현직 공무원이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 보건의료산업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담은 책을 발간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책은 제약산업과 의료기기산업의 정의와 범위, 국내·외 시장 현황, 개발 과정, 기술, 특징과 분류, 건강보험 약가 및 급여제도, 유통, 품목 인·허가, 신의료기술평가, 그리고 보건의료산업 정책의 이론적 배경과 주요 정책을 소개하고 있다.

보건산업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이 책은 관련 분야 종사자는 물론 보건의료 계통에 재학 중인 학생, 의사와 약사 등 보건의료인 등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의사이자 최근까지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 보건산업진흥과장을 지낸 김주영 한의약산업과장이 2007년 보건산업정책과에 근무할 때부터 구상, 10여 년간 준비해 7월1일자로 발간하는 ‘알기 쉬운 보건의료산업정책’은 무려 714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자랑한다.

6월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김 과장은 “1991년 동국대 한의학과를 졸업한 이후 한의원을 개원해 운영하다 2003년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실 사무관으로 공직에 들어와 2007년 보건산업정책과에서 일하던 당시 복잡하고 방대한 보건산업 자료들을 정리해서 동료 공무원들에게 도움을 줘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해왔다”며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건산업 관련 분야 종사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에 필요한 내용들을 하나하나 덧붙이다보니 각주만 1천200개가 달릴 정도로 보건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방대한 자료집이 됐다”고 설명했다.

타 부서에서 근무하다 보건산업 분야 정책을 처음 접하는 공무원들이 제약과 의료기기 산업에 대해 짧은 시간에 이해할 수 있도록 약의 종류는 물론이고 유통과정,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 R&D 과정, 품목 인·허가 등등을 쉽고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 게 바로 이 책이 됐다는 것.

김주영 과장은 “보건의료산업 정책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하나하나 정리하는 과정에서 정책 수립 과정에 필요한 관련법, 규제에 대한 법령, 국제통상, 경제성평가 분석 등까지 모두 포함하게 됐다”며 “산업과 정책이 만났을 때 무엇이 나오는지를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 최근 부각되고 있는 보건의료산업 육성에도 도움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건산업진흥과장 시절 답답했던 게 어렵사리 제품을 개발했는데 안 팔린다, 등재가 안 된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며 “이는 사전 분석을 제대로 못했다는 것으로, 수요 등을 먼저 확인해야만 팔리지도 않고 건강보험에 등재도 안 되는 물건을 개발하는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같은 내용을 이 책에 다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주영 과장은 10년 이상 보건산업 정책부서에서 일하면서 R&D 비용을 늘리는 것은 맞지만 무턱대고 늘릴 경우 영양 불균형이 될 수 있어 예산을 집행할 때는 정책적으로 아주 정밀하게 분석을 해야 하며, 원칙을 잡아줘야 정확히 간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보건의료산업을 전망하면 한류 콘텐츠산업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즉, 미국에 비해 우리가 30년 늦게 가고 있는데, 보건의료산업은 1990년대 태동해서 지금 급성장기에 진입했고, 2030년까지는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

김 과장은 또 “개인적으로 산업정책적으로 보면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산업의 공정성과 공익성 측면”이라며 “그런 점에서 제약산업 정책은 정밀하게 계획을 짜야할 필요가 있는 산업으로, 기술의 발전속도보다 정책이 더 빨리 가기 위해서는 이 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의료산업은 미래가 밝은 산업 분야로 우리는 신약개발 유전자를 가진 역량이 있는 민족”이라며 “아스피린이 1897년 바이엘에서 개발됐는데 같은 해 활명수가 개발됐다. 우리도 그만한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제약산업은 자동차산업 규모의 두 배로, 더 커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지금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더 발전해야 하고 질적으로 성숙해야 하는 만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한편 김주영 과장은 2010년 보건산업정책과에 근무할 당시 한-EU FTA 체결 과정에서 무역적자가 2조원에 달하던 화장품업계의 반대가 심했지만 수출산업으로 육성해보자는 발상의 전환을 제안, 지금 화장품 한류를 만들어 낸 것처럼 제약과 의료기기산업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산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