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근시 진행 예측 모델 나왔다
김안과병원 김대희 교수 성장곡선 개념 도입.. 근시 억제 치료 대상 선별 기대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대희 교수팀이 만 5세부터 20세까지 국내 소아 약 8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활용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 근시성장곡선: 소아 근시 진행 예측 모델(Myopia Growth Chart Based on a Population-Based Survey: A Novel Prediction Model of Myopic Progression in Childhood)’ 연구를 통해 소아 근시 진행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최초로 굴절이상 예측에 성장곡선 개념을 도입해 근시 억제 치료의 대상이 될 만한 환아를 선별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소아는 성장을 하고 있어 나이별로 신체 발달의 정상치가 다르므로, 이를 확인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이 성장곡선을 그리는 것인데, 김 교수팀은 이런 점을 굴절이상에 적용한 것이다.김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 중 소아의 굴절이상 정도를 원시에서 근시 순으로 백분위를 내어 근시성장곡선을 그리고 나이별 굴절이상의 정상치를 추정했다. 이를 이용해 환아의 나이와 굴절이상 정도를 알면 이후 나이별로 근시가 진행하는 정도와 성인이 돼 근시 진행이 멈춘 시기에서의 근시 정도를 예측할 수 있다.
연구를 통해 굴절이상이 심해 백분위수가 높은 그룹에 속한 아이, 즉 근시 정도가 심한 아이는 성장하면서 급격하게 근시가 진행되고 백분위수가 낮은 그룹에 속한 아이는 진행 속도가 비교적 더딜 것이라고 추정했다.만 5세의 시력이 좋은 상위 10% 그룹과 시력이 나쁜 하위 90%의 그룹을 비교했을 때 만 20세가 되면 상위 10%가 하위 90%에 비해 근시의 심한 정도가 6배 이상으로 나타났고, 근시의 진행 속도도 매년 약 7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0.50 디옵터의 근시는 안경을 쓰지 않아도 시력이 잘 나올 수 있는 낮은 정도의 근시지만, 만 5세경에 -0.50 디옵터의 근시가 있으면 근시가 멈추는 나이인 만 20세경에는 -5.0 디옵터가 넘는 높은 정도의 근시가 될 수 있다고 근시성장곡선을 통해 미리 추정할 수 있다.따라서 만 5세경에 -0.50 디옵터가 있는 경우는 근시진행 억제 치료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근시진행을 억제하는 여러 치료법이 시도되고 있지만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어 치료가 꼭 필요한 환아를 선별하는 것은 중요하다. 근시 진행 억제를 위해 아트로핀 약물치료를 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으며, 소아 때부터 근시 진행 억제를 위해 렌즈를 착용하면 각막 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고, 6~8시간 정도 착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어 소아에게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따라서 최종적으로 근시 정도가 심하게 나타날 수 있는 아이, 특히 근시 진행이 유독 빠른 만 7세부터 9세까지의 소아에서 누가 근시 진행이 빠를지 예측하고 선별해 이러한 환아를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최근 근시 유병률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이로 인한 안과적 질환도 증가 추세인데 만약 소아에서 근시 진행을 늦출 수 있으면 성인이 돼 녹내장, 망막박리 등 중증 안과질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김대희 교수는 “근시는 안구의 형태학적 변화이기 때문에 단순히 안경으로 교정가능한 굴절이상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백내장, 녹내장, 망막질환, 사시, 시신경 질환의 원인이 된다”며 “이 연구를 통해 근시 치료가 필요한 환아를 선별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 논문은 국제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급 저널인 미국의 ‘SLACK incorporated’의 ‘소아안과 및 사시학 저널(Journal of Pediatric Ophthalmology and Strabismus)’ 10월3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