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없던 몽골소년 서울성모병원 재방문

후속치료 위해 한국 찾아…배우 송중기 씨와 5년만에 재회
국내 첫 3D프린터 인공구조물 수술 성공한 ‘네르구이’

2018-09-17     오민호 기자

지난 2013년 국내 최초 3D 프린트 기술로 만든 인공구조물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코 없는 몽골소년 ‘네르구이 바람사이’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을 재방문했다.

특히 한국보건산업진흥원 ‘MEDICAL KOREA’ 한국의료 홍보대사였던 배우 송중기 씨가 몽골로 돌아가기 전 퇴원을 축하하는 자리를 찾아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5년 만에 송중기 씨를 재회하는 뜻 깊은 시간이 마련됐다.

9월14일 2013년 수술 이후 성장에 맞춰 인공코의 기능을 보완하고 식사가 어려울 정도로 심한 부정교합을 치료하기 위해 한국을 다시 찾은 네르구이 소식에 배우 송중기 씨는 병원을 깜짝 방문했다.

이날 송 씨는 5년 만에 다시 만난 네르구이에게 “학교에 잘다니고 있었는지 궁금했다”면서 반갑게 인사했다.

또한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으로부터 네르구이 건강상태를 전해 듣고 “이렇게 직접 다시 만나 반갑고, 앞으로도 치료를 꾸준히 잘 마쳐서 학교에서 건강하게 친구들과 잘 지내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네르구이는 몽골어로 ‘이름없음’이라는 뜻이다. 심한 장애로 이름조차 없어,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을 들어올 때 여권에 적혔던 이름이다. 네르구이는 코의 외부 형태뿐 아닌 콧구멍도 없어 코로 숨을 쉴 수 없는 심한 기형을 가진 6살 소년이었다.

한국에서 이마의 피부를 늘리는 조직확장기 삽입술로 조직을 얻었고, 피부가 충분히 늘어난 후 콧구멍을 만들어 구강과 연결해 호흡이 가능해 졌다. 갈비뼈와 연골을 가져와 콧대와 콧방울을 만드는 등 각종 첨단 의료기술이 동원된 고난이도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새롭게 만들어진 비강 통로를 유지하기 위해, 환자 맞춤형 비강 통로용 특수 스텐트를 삽입하고 외비 흉터를 제거하는 수술도 받았다. 이 특수 스텐트는 포스텍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팀이 병원으로부터 제공된 CT 이미지를 받아 디자인 했으며 3D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구조물로 국내 최초로 임상에 적용했다.

주치의인 성형외과 이종원 교수는 “얼굴의 윗부분(상악골)이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상태라 코 안이 계속 건조해 숨쉬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성장 진행 속도를 소아청소년과와 협진하고 확인 후 코의 기능을 원활하게 살리는 얼굴뼈 성형 수술 시기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서 “아직 성장기에 있어 코의 나머지 부분을 외관상 보기 좋게 하는 미용수술은 영구치가 나오고 난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며 “치과와 협진으로 치아교정을 먼저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성모병원 김용식 병원장은 “가톨릭 영성에 따라 서울성모병원이 국경을 넘어 가난하고 아픈 환자들을 돌보는 사랑의 병원이 될 것”이라며 “네르구이를 보고 희망을 가지는 환아들이 많이 생기도록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의료 나눔문화 확산 사업’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MEDICAL KOREA’ 라는 국가의료 브랜드 이미지 강화 및 한국의료 우수성 홍보를 통한 외국인 환자 유치 활동이다.

동남아시아, 몽골, CIS국가, 중동 등의 국가의 어린이나 청소년 환자에게 한국의 선진 의료기술을 나누자는 취지로 2011년부터 시작되었으며, 서울성모병원에서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