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졸음운전하는 버스기사 열명 중 한명 넘어

불면과 수면무호흡증, 버스 운전기사 졸음운전 위험 높여
성빈센트병원 홍승철 교수팀 경기도 버스 운전기사 304명 조사

2017-07-13     오민호 기자

최근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규모 교통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수면무호흡과 불면증이 버스 운전기사의 졸음운전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승철 교수<사진>팀이 경기도 버스 운전기사 3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운전기사들의 불면증과 수면무호흡증이 낮 졸음증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해 졸음운전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전체 운전기사 중 낮 졸음 증상을 호소하는 운전기사는 13.2%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조사 대상자 중 불면증을 호소하는 운전기사는 40.1%로 나타났고 중증도 이상의 불면증 호소 운전기사도 전체 운전기사의 10.2%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운전기사 중 27.6%는 수면무호흡증 고위험군에 해당됐다.

특히 불면증과 수면무호흡증이 버스 운전기사 낮 졸음증의 위험 요인인 것으로 분석돼, 불면 증상이 중증일 경우 불면증상이 없는 운전기사에 비해 낮 졸음증 발생 위험도가 6.2배 증가했으며 수면무호흡증 고위험군일 경우 낮 졸음증 발생이 3.9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버스 운전기사 304명 중 68.4%는 자신의 수면의 질이 불량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전반적으로 버스 운전기사의 수면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버스 운전기사 낮 졸음 증상의 원인으로 의심됐던 수면제 복용이나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갑상선 질환 등의 동반질환은 버스 운전기사의 낮 졸음증 발생과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버스 운전기사의 졸음운전 사고와 관련, 운수종사자들에 대한 제도적 차원의 수면장애 진단 및 치료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승철 교수는 “버스 운전사의 졸음운전을 줄이기 위해서는 졸음운전 고위험군 버스 운전기사의 불면 증상과 수면무호흡등 수면 질환에 대한 선별 검사 및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실제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운수업 종사자의 교통사고는 자칫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운수업 종사자의 다양한 수면장애에 대해 국가차원의 제도적 뒷받침과 관리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7월15일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의과학연구원에서 개최되는 한국수면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