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여름휴가의 법적 성격

안치현 한국노사관계진흥원 대표 노무사

2017-07-10     병원신문

7월 말부터 8월 초순까지는 직장인 대부분이 여름휴가를 다녀오는 기간이다. 병원도 예외는 아니기에 7월 초부터 매년 여름휴가 관련하여 자문 병원을 비롯한 많은 병원을 대상으로 여름휴가를 부여하는데 있어 적법한 실무처리방법을 자문하고 있다.

자문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병원이 근로자에게 여름휴가를 부여함에 있어 근로기준법상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첫째, 여름휴가의 법적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고, 둘째 여름휴가를 부여함에 있어 병원을 규율하는 취업규칙 또는 단체협약 내 여름휴가 규정을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여름휴가의 법적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하여 휴가의 개념과 법적휴가, 약정휴가의 개념을 명확히 알아두어야 한다.

‘휴가’는 소정근로의 의무가 있지만 근로자의 신청으로 면제되는 날을 의미하며 ‘법정휴가’는 연차유급휴가(근기법 제60조), 생리휴가(근기법 제73조), 출산전후휴가(근기법 제74조) 등 근로기준법에서 사업주에게 부여 의무를 부과하는 휴가를 말한다.

이와 달리 ‘약정휴가’는 병원 고유의 취업규칙 또는 단체협약에서 부여여부, 부여조건이 결정되고 임금 지급여부도 이에 결정되는 바에 따르는 휴가를 의미한다.

위처럼 여름휴가는 근로기준법상 법정휴가에 해당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즉, 여름휴가는 사업주에게 법적으로 보장의무가 있는 법정휴가가 아니라 병원 내 규정이나 단체협약의 정함으로 부여하는 약정휴가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병원이 여름휴가를 부여하는 방식은 약정휴가로서 병원의 정함에 따라 다른데, 취업규칙 또는 단체협약에서 여름휴가를 별도의 유급휴가로 정한 경우에는 사업주에게 유급휴가 부여 의무가 있는 것이므로 급여공제 없이 여름휴가 소정일을 유급으로 보장해야 하며, 부여기준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으면 그 규정에 따르면 될 것이다. (질의회시 근기 68207-2989, 2000.9.28 참고)

반면에 여름휴가가 무급으로 규정된 경우에는 병원은 근로자가 실제 사용한 여름휴가일수만큼 월 총급여에서 일할 공제하여 급여를 지급하면 된다.

여름휴가 부여에 있어 병원의 취업규칙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노사간 여름휴가일수를 협의하여 무급으로 여름휴가를 부여하여도 무방하며, 법정휴가인 연차유급휴가를 활용하는 방법으로써 근로자가 여름휴가를 연차유급휴가로 사용하고 병원은 여름휴가일수만큼 연차휴가일수를 차감하고 유급으로 보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위 경우처럼 여름휴가를 연차유급휴가로 사용하고자 할 때에는 근로자로부터 개별적으로 여름휴가일수에 해당하는 연차사용신청서를 받아 유급으로 처리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다만, 병원이 근로기준법 제62조(유급휴가 대체)에 따라 사전에 여름휴가일을 특정하고 이를 연차유급휴가로 대체한다는 내용으로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할 경우 직원 전체적으로 여름휴가를 연차유급휴가로 갈음할 수 있다.

하지만 연차유급휴가 대체 관련하여 병원 취업규칙 또는 단체협약에 여름휴가가 별도의 유급휴가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연차휴가사용으로 대체할 수 없고 별도로 유급 보장해야 한다.

연차유급휴가는 기본적으로 소정근로일에 사용하도록 규정된 유급휴가이므로 유급으로 보장된 약정휴가를 대상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병원에서 기존의 여름휴가 규정을 폐지하고 연차유급휴가로 사용케 하기 위해서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므로 근로자의 과반수 동의를 받아 규정을 변경하여 사용케 해야 한다. (질의회시 근로개선정책과-6707, 2012.12.6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