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신생혈관 녹내장은 ‘당뇨’가 원인
건양의대 황영훈 교수팀, 500여 명 환자 대상 연구 결과 국제학술지에 게재
2017-02-06 최관식 기자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황영훈 교수팀은 한국인의 신생혈관 녹내장의 원인질환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SCIE 국제 학술지인 ‘PLOS ONE’ 최근호에 발표했다.
‘한국인의 신생혈관녹내장 원인과 양상’이란 제목의 이 논문에 따르면 황 교수팀은 지난 2010년 1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신생혈관 녹내장 진단을 받은 환자 533명을 대상으로 환자들의 원인질환을 분석했다.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57.9세였으며 이 중 374명이 남성, 159명이 여성 환자였다. 연구 결과 신생혈관 녹내장의 원인질환으로는 당뇨망막병증이 337명(63%)으로 가장 많았으며, 망막정맥폐쇄가 19%로 뒤를 이었다.
그 밖에는 안구허혈, 망막박리, 포도막염 등이 신생혈관 녹내장의 원인질환으로 나타났다.주요 원인질환인 당뇨망막병증과 망막정맥폐쇄, 안구허혈의 임상적 특징을 비교했을 때 당뇨망막병증을 가진 환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젊은 나이에 신생혈관 녹내장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이 있는 환자는 눈으로 가는 미세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게 되는데, 이 경우 눈에서 부족한 혈액공급을 보충하기 위해 스스로 혈관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혈관을 신생혈관이라고 하는데, 신생혈관은 태어날 때부터 정상적으로 만들어진 혈관이 아니기 때문에 혈관 주변의 염증과 출혈을 유발하기도 한다.특히 신생혈관이 안구 내 압력을 담당하는 전방각에 생기게 되면 눈 속을 흐르는 액체인 방수가 지나가는 길을 막아 안압 상승을 유발하게 된다. 안압이 오를 경우 눈 속에 있는 시신경이 눌려 점점 약해지게 되고, 그로 인해 시야가 서서히 좁아지다가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회복될 수 없으므로 녹내장은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당뇨망막병증을 지니고 있는 환자가 녹내장 이환 여부를 정기적으로 검사해야 하는 이유다.신생혈관 녹내장의 원인질환에 대한 첫 국내 연구인 이번 연구결과는 지금까지 서양인을 대상으로 연구해 온 신생혈관 녹내장의 원인질환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서양인의 경우 신생혈관 녹내장의 원인질환으로 당뇨병망막병증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3 정도지만, 한국인의 경우 이보다 훨씬 높은 수치인 약2/3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해 신생혈관 녹내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황영훈 교수는 “신생혈관만 생기고 안압이 많이 높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는 신생혈관 녹내장으로 인한 특이증상이 없을 수 있다”며 “평소 당뇨병이 있다면 본인의 증상을 떠나 신생혈관 녹내장 유무를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