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우리아이 책상을 살펴보세요

현대유비스병원 이성호 병원장

2015-03-20     박현 기자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해가 넘어갈수록 아이들의 신체발육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

또한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도 점점 늘어간다. 이때 체격에 비해 작은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면 몸이 앞으로 굽혀져 허리에 통증을 주기 때문이다.

새학기 부쩍 커버린 아이를 위해 책상을 한번 살펴보자. 체격에 맞지 않는 책상은 아이의 집중력까지  떨어뜨려 건강과 성적 모두를 잃을 수도 있다.

어린 시절 구입한 작은 책상 구부정한 허리 만들어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졸업할 때까지 평균적으로 신장은 28cm, 몸무게는 19kg 이상이 증가한다.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신체 발육은 이보다 눈에 띄게 달라진다. 새학기 아이의 책상을 살펴보자. 학년이 올라갈수록 아이들은 책상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아이가 학교에서 사용하는 책상은 체격에 맞지 않는 획일화된 사이즈일지도 모른다. 집에서도 어린 시절에 구입한 작은 책상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별거 아닌 것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이의 척추건강에 치명적인 장애가 될 수 있다.

아이 체격에 비해 책상이 작으면 책상이 낮아 자연스럽게 허리가 앞으로 굽혀져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게 된다. 자세가 구부정해지면 허리 통증이나 척추의 피로감을 빨리 느끼게 되고 척추뼈가 제 위치를 벗어나 휘어지는 '척추측만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척추측만증은 뒤에서 봤을 때 일자여야 할 척추뼈가 옆으로 휘어 C자나 S자로 변형되는 척추 이상 질환이다. 척추측만증에 걸리면 양쪽 골반과 어깨높이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아예 몸통 자체가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척추측만증은 당장 통증이 없더라도 이후 허리통증이나 허리디스크 등의 만성퇴행성 질환으로 진행되기 쉽다. 삐뚤어진 척추뼈가 불균형한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아 디스크 손상이 빨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돌출된 디스크나 흘러나온 수핵이 척추뼈와 디스크 사이에 형성된 성장판을 침범하면 성장에 장애가 따를 수도 있다.

아이 성장 정도에 따라 높낮이 조절할 수 있는 책상 선택해야

아이 체격에 맞는 책상인지 아닌지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높이를 살펴보면 된다. 적당한 책상의 높이는 배꼽과 명치의 중간정도다.

이 때 허리를 펴고 바르게 앉아 팔을 책상에 올리면 팔꿈치가 90도로 편안하게 구부러진다. 책을 읽거나 글씨를 쓸 때처럼 아이의 활동에 따라 책상각도를 바꿀 수 있어 목과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주는 책상도 좋다.

각도를 조절할 수 없는 경우는 눈높이 조절이 가능한 독서대를 구비해 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아무리 책상이 좋고 편안하다 하더라도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것은 허리 근육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불러온다.

따라서 50분 정도 공부했다면 간편한 운동을 해 경직된 몸을 풀어주도록 한다.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맨손체조 등을 하면 목, 어깨, 허리 근육이 이완되면서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데 도움이 된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척추측만증에 걸렸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척추측만증을 방치할 경우 허리통증이 생기고 키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

초기에는 생활에 크게 불편함이 없지만 방치할 경우 척추가 휘면서 허리통증을 호소하게 되고 심한 경우 디스크로 악화돼 엄청난 고통을 불러 오기도 한다.

디스크 조직이 삐뚤어진 채 불균형한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아 손상이 빨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돌출된 디스크나 흘러나온 수핵이 척추뼈와 디스크 사이에 형성된 성장판을 침범해 키가 더 이상 크지 않거나 팔다리가 불균형하게 자라는 등 성장장애도 따를 수 있다.

척추의 휜 각도가 30~40도를 넘어가는 경우 내장 압박을 비롯해, 흉곽에 변형이 생겨 호흡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초기 증상 없어 부모 관찰이 중요

척추측만증은 별다른 통증이 나타나지 않고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부모의 주의가 필요하다. 10세를 전후한 시점부터 아이의 몸 상태를 관찰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척추측만증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양 어깨가 수평을 이루지 않거나 신발 밑창이 서로 다르게 닳고, 평평한 바닥에 똑바로 엎드렸을 때 양쪽 다리길이에 차이가 나기도 한다.

사진을 찍을 때 항상 고개가 삐딱하게 기울어져 나오는 경우에도 휘어진 척추를 의심해야한다. 여학생의 경우 골반의 높이가 달라 치마가 돌아가거나 한쪽 브래지어 끈이 자꾸 흘러내리기도 한다.

본인이 거울 앞에 서서 척추측만증을 확인 할 수도 있다. 거울 앞에 서서 골반 높이와 어깨 높이가 같은지를 확인한다. 귀에서 복숭아 뼈로 이어지는 옆모습 선이 나란한지 허리가 뒤로 볼록하지는 않은지도 체크해 본다.

똑바로 선 상태에서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골반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경우, 좌우 견갑골(날갯죽지)의 높이나 또는 튀어나온 정도가 다를 때는 척추측만증을 정밀진단을 받아야 한다.

척추측만증은 한번 생기면 저절로 펴지는 경우는 없다. 다만 키가 크는 성장기에는 좀 더 빨리 나빠지고 키가 다 크면 정지해 있는 것 같다가도 나이가 들면 빠른 속도로 몸이 앞으로 굽게 된다. 때문에 척추측만증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척추측만증은 대부분 생활습관 교정이나 운동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x-ray검사상 휜 각도가 40도 이상 넘어갈 경우(성장이 끝났을 경우는 50도 이상)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때문에 성장기에는 매년 척추사진을 찍어 아이의 척추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현대유비스병원 척추센터 이성호병원장은 "소아청소년들의 허리통증은 성장과 학업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이 시기의 병이 평생이 건강에 위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작은 증상이라도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평소 아이의 자세를 유심히 관찰하고 가정에서부터 바른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부모가 지도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도움말=이성호 병원장(현대유비스병원 척추센터/ www.uvishospita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