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환자의 8% 비결핵 항산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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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환자의 8% 비결핵 항산균
  • 김명원
  • 승인 2005.07.07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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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성 없고 치료방법 달라
국내 결핵환자 10명 중 1명 정도는 결핵이 아닌 전염성이 없는 전혀 다른 질환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고원중 교수팀은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간 가래 검사에서 결핵균이 발견되어 폐결핵으로 진단되었던 환자 616명을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실시한 결과 8%인 50명에서는 결핵균이 아닌 비결핵 항산균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고 교수팀은 객담도말검사에서 균이 발견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2차 검사인 핵산증폭검사(PCR검사)와 배양검사를 통해 최종 확인한 결과 이 환자들에서는 결핵균과 전혀 다른 비결핵 항산균임을 규명했다.


비결핵 항산균에 의한 폐질환은 기침과 가래 등 폐결핵과 유사한 증상과 검사결과를 보이지만, 타인에게 전염되지 않고 치료방법이 전혀 다르다.

이런 환자들은 그동안 폐결핵으로 오인돼 결핵치료를 받아왔지만 치료가 잘 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도 전염 우려로 제약을 받는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했다. 일부 환자는 1차 약제로 치료가 되지 않는 다제내성 폐결핵으로 오인되어 수년 동안 2차 항결핵제를 투여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고 교수팀에 따르면 결핵균과 비결핵 항산균이 구분되지 못한 이유는 1차 검사법인 X레이와 현미경으로 가래의 균을 검사하는 객담도말검사법으로는 이들 질병을 구별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우리나라는 그동안 폐결핵 다발 지역인데다 비결핵 항상균이 극히 드문 지역으로 분류돼 이에 대한 2차 검사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보통 미국이나 유럽과 같이 비결핵 항산균이 많은 나라에서는 1차 객담도말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오더라도 추가 정밀검사를 통해 결핵을 최종적으로 판정한다. 그러나 결핵 다발지역인 아시아나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양성반응이 나오면 추가 검사 없이 결핵으로 진단하고 치료를 실시하고 있는 실정
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객담도말검사결과 양성으로 나오면 결핵으로 진단하고 이에 따라 항결핵제를 투여해 왔던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고 교수는 "국내 의료계에서도 결핵검사시 객담항산균도말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이더라도 비결핵 항산균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며, 필요하면 미국과 같이 핵산증폭검사와 배양검사로 정확한 균 확인을 통해 결핵균과 비결핵 항산균을 철저히 구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특히 60세 이상이거나 예전에 폐결핵을 치료받고 재발 판정을 받은 환자들은 객담도말검사에서 양성을 보일 때 비결핵 항산균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정밀검사를 받을 것을 권했다.

연구팀은 비결핵 항산균은 타인에게 전염되지 않으며,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시급하게 치료를 하지 않을 수 있고, 치료제도 결핵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1차에서 양성검사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보다 정밀한 결핵검사를 통해 치료효과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국내 결핵 유병률은 10만명당 91명으로 OECD 국가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한국인 사망원인중 10위 차지하는 주요 질병이다. 국내에서는 매년 3만명 이상의 결핵 신환자가 발생하고, 이 중 1만명 이상이 타인에 대한 전염력이 높은 도말양성 폐결핵 환자로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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