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구로병원(원장 오동주)은 최근 폐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형광 내시경을 이용한 영상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병원측은 "캐나다 질릭스(Xillix Technologies)사가 개발한 형광내시경과 특수카메라가 부착된 "Onco-LIFE"를 도입해 기관지내 폐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기존의 백색광 내시경에 특수 형광장치를 일체화한 장비로, 기존의 백색광 내시경하에는 쉽게 진단할 수 없었던 병변을 명확한 형광영상으로 표출해 기도내 이상 조직을 최고 감도로 조기에 잡아낼 수 있다.

특수 카메라와 광원장치가 부착되어 있고, 선명한 백색 영상과 명확한 형광 영상을 통해 의료진에게 2개의 화면을 동시에 제공해 검사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높였다.

검사 대상자로는 40세 이상의 장기간 흡연자, 흡연이나 유해 가스에 장기간 노출이 된 병력이 있거나 직계 가족 내 폐암 발생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이다.

이 장비에 사용된 광감응 형광내시경 기술은 1990년대초 캐나다에서 개발돼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등지에서 각광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캐나다 의료발명기금은 이 장비에 대해 "인류 건강을 위한 탁월한 발명"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폐암이 다른 암들에 비해 그 예후가 좋지 않은 이유는 수술적인 치료로 완치를 할 수 있지만 조기에 적절히 진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폐암을 조기진단하기 위해 단순 흉부 방사선 촬영과 객담 세포진 검사에 대한 유용성 검사를 했지만 아직까지 그 효과의 유용성에 대해 증명된 것은 없다. 다만 최근에 조기 진단 방법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 저선량 흉부 CT와 형광 기관지 내시경 방법이다.

구로병원 호흡기내과 심재정 교수는 "저선량 흉부 CT가 주로 폐의 실질부위의 병변을 찾는 검사방법이라면 형광 기관지 내시경은 주로 기관과 기관지와 같이 중심성 기도의 병변을 의료진이 직접 모니터를 통해 기관지 상피 조직의 이상 유무를 바로 확인한 후 정밀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기계로 이용한 폐암 진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몇 해 전 발표된 미국흉부학회지에 따르면 폐암 및 폐암이 의심되는 17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및 캐나다의 7개의 다기관 조사결과 단순히 백색광 내시경을 시행한 경우에 비해 형광 내시경을 병행한 경우 3배 이상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편 최근 경제계 지도급 인사들의 주된 사망 원인으로 언론에 부각된 폐암은 한국인 사망 1위의 암으로 타 암과 비교해 우리나라 남성에게서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전체 환자의 5년 생존율이 10% 정도로 조기 발견율과 치료 성적이 가장 나쁜 암 중 하나다. 따라서 초기 상태의 폐암을 조기에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만 있다면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