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분수 물놀이 후 찾아온 눈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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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분수 물놀이 후 찾아온 눈감기(?)
  • 박현 기자
  • 승인 2013.06.21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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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더위에 바닥분수로 인파 몰려…전염성 질환 주의보
열과 설사 증세가 있으면서 눈이 충혈되면 인후결막염 의심

◆덥고 습한 바닥분수, 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살기 '딱' 좋아

30도가 넘는 불볕더위 속 도심 속 피서공간 바닥분수가 인기다. 요즘 공원이나 동네 놀이터에도 바닥분수를 설치한 곳이 많아 멀리 가지 않아도 물놀이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바닥분수의 수질관리에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전염성 질환 주의에 빨간 불이 켜졌다.

흔히 바닥분수를 물놀이 시설로 오인하는 일이 많지만 바닥분수는 '물놀이형 수경시설'에 속한다. 이는 수돗물과 지하수 등을 이용해 신체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시설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수영장이나 유원시설과는 구분된다.

수영장과 달리 물을 계속 순환하며 재이용하므로 수질관리가 어렵다. 실제 지난 6월9일 발표한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691개 바닥분수의 17.6%인 122개 시설은 수질검사를 하지 않거나 검사 횟수가 부족해 수질상태가 안전한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름철 대표 전염성 질환으로 눈병을 꼽을 수 있다. 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덥고 습한 기온을 좋아하기 때문에 특히 여름철에 자주 발생하는데 생체 안에서만 사는 다른 바이러스와 달리 기후조건만 맞으면 생체 밖에서도 상당기간 생존한다.

요즘처럼 날씨가 더워지면 바닥분수 온도도 함께 상승하면서 눈병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눈병이 기침과 가슴통증 일으킬 수도

여름철에 유행하는 눈병으로는 '유행성 각결막염', '아폴로눈병', '인후결막염'이 있다.

이들은 모두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유행성 각·결막염은 아데노 바이러스, 아폴로 눈병은 엔테로 바이러스에 의해 일어난다. 그 중에서도 특정 '아데노 바이러스(3형, 7형, 11형)' 유형에 감염되면 호흡기질환, 인후림프절염, 미열 등 다양한 임상증상을 야기한다.

그 중에서도 아데노 바이러스에 의한 인후결막염은 수영장에서 흔히 전염되는 경우가 많아 '풀(pool)염'이라 불리기도 한다.

눈곱, 충혈, 부종으로 나타나는 감염성 결막염 증상 외에 전신적으로 인두, 편도가 크게 부어 열이 나고 두통과 오한, 설사를 동반한다. 고열과 콧물이 나오며 드물게는 기침과 가슴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눈감기'라는 별칭처럼 외부로 나타나는 증상이 일반 감기와 비슷해 감기 몸살로 오인하고 감기약만 먹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인후결막염은 전염된 후 4~7일간의 무증상 잠복기를 거쳐 발병한다. 한 쪽이 발병한 후 다른 한 쪽으로 옮아가는 경우가 많으며 늦게 감염된 눈에서는 증세가 비교적 강하게 나타난다.

인후결막염에 감염되면 심한 이물감, 눈곱, 충혈, 눈물흘림 증상이나 때로는 결막 하출혈이 동반되어 3주 이상 증세가 지속된다.

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최태훈 원장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나타나지만 면역력이 약한 유소아에서 증상이 심하다”며 “각막 상피결손 및 각막염으로 이어지는 경우 영구적인 시력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물안경 끼고 놀거나 놀고 난 후 위생관리 철저하게

인후결막염은 결막염 증세가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전신적인 증상도 점차 호전을 보이게 된다. 먹는 항생제는 2차감염 예방 외엔 큰 효과가 없고 먹는 진통소염제가 해열 및 인후염 호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완치될 동안에는 2차 감염이나 타인에게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부 접촉을 피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손을 자주 깨끗하게 씻고 환자가 쓰는 비누, 수건을 함께 쓰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가정에서 사용하는 베게는 구별하여 사용하도록 한다.

무엇보다 인후결막염은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약이 없고 일단 감염이 되면 치료를 통해 유병기간을 줄일 수 없으므로 예방이 절실하다. 바닥분수에서 놀 때에는 가급적 물안경을 쓰고 물놀이를 즐긴 후에는 즉시 깨끗한 식염수나 인공눈물로 눈을 씻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눈병이 창궐하는 시기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바닥분수로의 물놀이는 가급적 삼가고 자신의 눈을 만지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특히 손은 우리 몸 중에서 오염이 가장 빠른 부위로 외출 후 즉시 손부터 씻는 습관을 갖고 손이 더러워지면 자주 씻도록 한다.<도움말=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최태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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